[소소+] 빵점 아빠, 무심한 남편 "가족 위한 공간 만들겠다"
상태바
[소소+] 빵점 아빠, 무심한 남편 "가족 위한 공간 만들겠다"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7.26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 남자의 도전 일기! 자연인 박준웅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박준웅 씨] "산속에 들어가서 남자들의 로망, 힐링을 하고 싶었다."

2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시사교양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포기를 모르는 박준웅(55)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박준웅 씨는 예전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던 곳에 약초와 나무를 심으며 산중 낙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달 만에 만든 6평(19.8m²) 정도의 패널 집으로, 산속 생활에 필요한 것은 다 갖춰져 있다.

그는 토질에 맞는 약초를 찾기 위해 따로 텃밭을 가꾸지 않고 산 이곳저곳에 다양한 작물들을 심어보며 자연을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매일 아침 가볍게 운동도 하고, 동물들을 챙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젊은 시절 직업을 20가지나 바꿨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자연인은 백령도 작은 섬마을에서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신장이 좋지 않아서 어머니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어려운 살림에도 자연인은 서울로 유학왔고, 악착같이 공부해서 상고에 진학했다.

그는 졸업하자마자 은행에 취업해 대출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집에는 주말에 겨우 갈 수 있을 정도로 업무가 많았고,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후 MF 외환위기로 은행이 문을 닫게 됐다. 동료들과 노조를 결성해 투쟁을 해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결국 퇴직금 1000만원을 받고 일을 그만뒀다. 

은행에만 있었던 자연인이 도전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견인차 기사, 선박 수리, 꽃 배달, 부동산 컨설팅, 목수 등 돈을 벌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했고, 전국 어디든 다녔다. 그렇게 정신없이 11년을 살다 보니 어느 정도 생활도 안정이 되었다.

"어느 순간 공허함을 느꼈고 앞으로 남은 인생은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가족들만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뿐이다.

가족들을 위해 바쁘게 살았다고 핑계를 대보지만 좋은 추억 하나 만들어주지 못한 빵점짜리 아빠, 무심한 남편이었다. 그래서 자연인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행복한 계획을 가지고 산을 일궈 나가고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