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떨어지고 대출금리 오른다… 서민들만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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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떨어지고 대출금리 오른다… 서민들만 '곡소리'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07.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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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잡겠다며 고강도 규제 정책 쏟아내더니, 서민가계 파산 우려
국토교통부 전경 ⓒ시장경제 DB

대출을 끼고 힘겹게 내 집을 장만한 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아파트값은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팍팍한 삶의 연속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5년여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아파트값은 지난 1분기에 비해 0.3% 떨어졌다. 이는 2013년 1분기(-0.7%)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지방이 문제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은 무려 0.9%나 떨어졌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4년 1분기 이래 최대 낙폭이다. 지역경제가 침체한 지방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전국 평균치를 끌어내렸다. 정부가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고강도 정책을 쏟아내면서 아파트값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남(-2.3%)은 2016년 초, 울산(-2.5%)은 지난해 초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북, 충남, 경북 지역도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서울은 0.8% 상승해 2014년 2분기(-0.1%) 이래 4년째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작년 2분기 무렵부터 1% 이상 상승세를 이어왔고 올해 1분기에는 3.6% 뛰었다. 부동산 시장을 옥죄는 정부의 규제 정책이 어긋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파트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적지 않은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5대 시중은행장들은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 미국은 두 차례, 한국은행은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여러 변수가 많지만 대출금리는 0.5%p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 대출금리도 오를 것이라며 0.25%p 상승을 예상했다. 결국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출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파장은 결코 적지 않다. 그만큼 서민가계생활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출금리가 오를수록 금융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은 가중된다. 서민가계 파산이 속출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올해 초부터 감지된 징후가 하반기에 가시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1분기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9%로 지난해 말 대비 0.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조합 가계대출 연체율도 1.2%에서 1.4%로 높아졌다. 만약 하반기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연체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규제 강화 탓에 부동산경기 반전도 기대할 수 없다. 서민들은 첩첩산중이다.

가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피해까지 우려된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미중 무역전쟁, 환율 상승,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도입 등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데 금리마저 오르면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과 소규모 기업들 사이에서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금리 상승과 경기 부진이 동반되면 연체나 부도로 이어지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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