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목숨 버리려 오른 산에서 새 인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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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목숨 버리려 오른 산에서 새 인생 시작"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6.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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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서 살아난 약초맨 김학기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김학기 씨] "모르면 풀, 알면 약초"

지난 27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시사교양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모르는 약초가 없을 정도로 약초의 달인이 된 김학기 씨(61)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자연인 김 씨는 23가지 약초를 넣고 6시간 동안 진하게 끓여낸 약초로 만든 물을 먹고, 로션처럼 피부에 바르기도 하고, 벌레에 물렸을 때도 바르는 진정한 약초맨이다.

설비 경력 40년인 자연인은 산속에 들어오기 1년 전부터 전국의 산을 돌아보다가 80년 된 화전민의 집터인 이곳에 자리 잡고 폐자재와 고목을 이용해 집을 지었다. 

그는 벼를 3년 동안 쌓아두고 먹었을 정도로 남부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13살 때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집안이 어려워졌다.

17살에 설비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자연인은 나이도 어리다 보니 그에게 주어진 일은 열악한 일뿐이었다. 외딴 곳에서 공사를 할 때는 물 한 통으로 먹고 씻기까지 했고, 한 번 출장을 나가면 길게는 3년까지 현장에서 일했다.

나이와 학벌이라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 4년 동안 하루에 4시간씩 자며 자격증을 8개나 땄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40대 중반에 현장 감독까지 맡았으며, 한 달에 2000~3000만원을 벌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으로 그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건설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 공탁금이 필요하다는 지인의 말에 7~8억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려버리게 된 것. 잃어버린 재산보다 가족을 힘든 상황에 내몰리게 했다는 죄책감이 더 컸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으려고 일부러 술을 먹고, 옷을 얇게 입고 설산에 올랐지만 죽지 못했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고생하신 어머니 생각이 스쳐지나가며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한참 울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그는 산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리라 결심했다. 자연인은 "이제야 진정한 인생의 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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