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시장 '젊은고객' 확 늘었다... 수치로 상생 증명한 이마트
상태바
[상생+] 시장 '젊은고객' 확 늘었다... 수치로 상생 증명한 이마트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6.10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당진어시장 시작, 5곳 상생스토어 운영 '호평'
시장 약점품목 강화·휴게 및 놀이공간 조성… 활기 되찾아
경기도 안성맞춤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호점을 연 이마트 / 사진=이마트
최근 일본에서는 ‘블랙기업’이 화두다. 노동착취를 일삼고 해악을 끼치는 악덕기업을 일컫는다. 한국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재벌갑질, 날로 교묘해지는 불공정 거래행위... 하지만 이와 반대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윤리의무를 다하는 착한기업도 존재한다. <시장경제>는 중소상공인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골목상권 성장에 이바지하는 대기업들의 노력과 지원성공사례를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마트는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총 5곳의 ‘상생스토어’를 열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간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2010년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 이후 상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 간 윈윈할 수 있는 답을 찾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는 민간차원의 자발적 합의를 통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깊다.

◇ ‘전통시장+대형마트= 상생스토어’… 윈윈모델 찾았다

스페인의 ‘산타마리아 시장’을 벤치마킹해 지난 2016년 8월 처음 문을 연 당진어시장은 당시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6월 새롭게 지은 현대식 건물에 먼저 입주했으나 이후 1년여간 2층을 공실로 비워두며 반쪽영업을 이어왔다. 이에 상인회가 직접 나서 이마트에 입점 가능 여부를 타진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오픈하게 된 것.

당진어시장에 앞선 2015년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서울 중곡제일시장에서 시장 내 중복 상품인 신선식품을 전면 철수하고, 전통시장이 취약한 공산품 위주로 경쟁력을 강화해 상생을 꾀한 바 있다.

이처럼 당진어시장도 젊은 층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노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전문점을 꾸리고, 전통시장과 상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품목을 협의해 선정해 이마트는 당진시에 신규점포를 내고, 당진어시장은 2층 공실 문제를 해결해 상권 활성화를 추진했다.

특히 올해 4월 오픈한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타 상생스토어와 달리 지방이 아닌 서울에 입성한 사례다.

1960년에 개설해 58년 역사를 가진 경동시장(현재 약 730여개 점포 영업 중)은 1980년에 시장 근대화 사업 추진과 함께 1982년 신관 건물도 새롭게 준공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더불어 강원도, 경기 지역의 약재료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인 청량리역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국내 최대 인삼시장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로 인해 점차 쇠락해 현재는 상권 60세 이상 유동 인구 비중(서울열린데이터광장 조사)이 55%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젊은층의 발길이 뜸해졌다.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신관 건물의 경우 3층은 대부분이 공실로 비어 있으며, 2층도 총 545평 면적에 인삼, 의류 등 점포가 29개에 불과하고 공실율이 60%였다. 상황이 이렇자 경동시장은 노브랜드 유치라는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뒤 실제 안성맞춤시장점 개점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면서 이마트와 동행의 길을 걷게 됐다.

이처럼 이마트는 다년간 쌓아온 유통 노하우를 전통시장에 전수, 전통시장은 물론 지역경제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의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상생스토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복품목 조율, CSR집대성… 젊은층 유입 견인

젊은 고객이 외면한 전통시장 대부분은 공실 문제나 유동인구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 등으로 운영상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이마트는 각 시장의 부족한 품목을 강화하고 주력품목은 판매에서 제외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아울러 시장내 각종 휴게공간과 놀이공간을 조성해 다양한 연령대 고객의 방문을 도모했다.

상생스토어 내 마련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테리아, 어린이 놀이방. 사진= 이마트

이마트는 전통시장 안 비어있는 공간에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노브랜드 상품들로 매장을 만들고, 젊은 고객들을 전통시장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판매 가능한 품목들은 상인회와 조율을 거쳐,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예를 들어 신석식품이 없는 여주 한글시장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의 강점인 신석식품은 판매 품목에서 배제하고 전통시장에 부족한 공산품으로만 구성하고, 반대로 여주 한글 시장의 경우 신선식품이 없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선식품을 강화해 판매하고, 패션, 홈패션, 완구와 문구를 제외했다.

더불어 희망어린이 장난감 도서관이나 카페테리아 등 시장별 특성에 따라 젊은 엄마와 아이들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휴게공간과 놀이공간을 만들고, 젊은 상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추가로 진행해 전통시장에 새로운 젊은 고객의 전통시장 유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문을 연 경동시장 상생스토에는 기존의 상생스토어에서 진일보해 전 그룹사의 CSR 노하우를 집대성 했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를 도입했다.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는 스타벅스가 지역사회 기관의 노후된 카페를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해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번 경동시장점이 9번째 매장이다. 상생스토어엔 첫 입점이다.

스타벅스는 매장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이후 실제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아서 하고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인다. 향후 스타벅스는 인근 지역의 커피마스터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커피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벌인다

이외에도 상생스토어를 입점시키면서 경동시장 신관 2층 전체의 구성을 새롭게 짰다. 공사에 투입된 바닥, 천정, 조명 등 인테리어 비용은 이마트가 지원했다.

을씨년스러웠던 빈 매장들을 철거하고 영업 중인 29개 인삼·패션 매장(총260평)들을 고객 유입 동선 전면에 깔끔하게 정렬배치하는 등 레이아웃을 조정했다. 기존 인삼매장을 거쳐 상생스토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했다.

안쪽에는 노브랜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를 마련, 쇼핑 도중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을 짜 넣었다.

또한 경동시장측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일반적인 오전 11시~ 오후 9시에서 각각 1시간씩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노브랜드를 통해 젊은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포석이다.

이 같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시장 살리기 효과는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당진전통시장 문화관광형육성사업단이 조사한 당진어시장 노브랜드(2016년 8월 개점) 유치 성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시장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 고객수가 2015년 2153대에서 2016년 3247대, 2017년 5019대로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진어시장 노브랜드 방문 고객 대상 조사에서도 노브랜드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고객 비중이 2017년 4월에는 62% 수준이었으나 2017년 12월에는 75%로 증가했다.

노브랜드만 이용하는 응답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3%로 감소하면서 노브랜드의 전통시장 집객 분수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네마트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나란히 얼굴을 맞대고 개점한 안성맞춤시장의 경우 화인마트 일평균 방문객이 노브랜드 개점 전 550명 수준에서 700명 수준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도 구미 선산봉황시장의 경우 24년간 공실로 방치되어 있던 곳에 17명의 청년 상인들이 입점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안성맞춤시장도 분식집, 중식장, 네일샵, 스테이크 펍 등 청년상인 10여명이 입점해 ‘청년상인 창업거리’가 생겨나고 발길이 끊겼던 20대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는 등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동혁 이마트 CSR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점 문의나 제안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도 상생스토어를 확대해 전통시장과 함께 공생의 길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