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산을 사랑한 작은 거인 "진실한 짝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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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산을 사랑한 작은 거인 "진실한 짝 기다려요"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5.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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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김형국, 모든 것 포기하고 싶었을 때 고향 땅으로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김형국 씨] 해발 550m에 있는 80년 된 흙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연인이 있다.

30일 방송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자연을 함께 가꿔 나갈 진실한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작은 거인' 김형국(50) 씨의 일상을 따라가 봤다.

그의 집을 내려다보고 있는 밤나무는 100년을 훌쩍 넘었고 재봉틀과 물지게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집에서 북적이던 가족들은 모두 떠났고 자연인 혼자 남았다.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김 씨 태어날 때부터 작고 왜소해 부모님에게는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11살 때 아버지가 진폐증으로 돌아가시면서 그에 대한 당부를 유언으로 남기시기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허리 한번 펴기 힘들 정도로 고생했고, 그런 어머니를 위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16세 때부터 안경 공장 일을 시작한 자연인은 눈썰미가 좋아 남들보다 빨리 일을 배웠으며,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에 공장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체격이 왜소하다보니 남들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다.

25세 때 안경공장 사장이 되면서 가족들의 살림도 나아졌고, 어머니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됐다. 기쁨은 잠시였다.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안경 산업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결국 해외 바이어에게 사기를 두 번 당한 뒤 공장 문을 닫았다.

생계를 위해 고된 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어릴 때부터 있었던 탈장이 점점 심해져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그때 자연인은 고향 땅으로 돌아왔다.

일을 하다 때를 놓쳐 여태 짝을 만나지 못한 자연인이 안쓰러운 노모는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먹을거리를 싸서 찾아오신다. 그는 "78세의 연세에도 자식걱정 뿐인 어머니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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