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깔맞춤 한복 장신구, 하버드대 교수도 사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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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깔맞춤 한복 장신구, 하버드대 교수도 사러 와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4.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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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장신구마켓' 최윤하 대표 “나만의 장신구 만들 것”
우연히 만들어 블로그에 올린 한복 ‘장신구’가 입소문
현재는 하버드대 교수가 들려 사갈 정도로 유명세

최윤하(33)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은 ‘장신구마켓’이다. 한복을 입을 때 착용하는 장신구만을 제작한다. 한 번 만든 디자인은 절대로 똑같이 만들지 않는다. 장식구 하나 하나가 개별 디자인이다. 그래서 제품이라는 말 보다 ‘작품’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20개월 된 왕자님과 5마리 반려동물의 엄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대표로서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말한 ‘성공’은 세상의 ‘성공’과 조금 다르다. 그의 ‘성공’에는 ‘돈 보다 소확행(小確幸)’이 있다.

‘장신구마켓’ 최윤하 대표

최 대표의 창업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년 전 결혼을 하면서 한복을 입었는데, 장신구가 너무 올드했다. 한복은 순백의 색(色)인데 장신구는 파랗고, 빨갰다. 촌스럽다는 생각에 최 대표 스스로 장신구를 제작해 이미지를 블로그에 우연히 올렸다. 갑자기 예비신부들로부터 이 장신구를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올드한 한복 시장에 질린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국관광공사에서 연락이 왔다. 한일 협정을 맺는데, 일본 홍보대사에 선물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회사 돈이 오가려면 영수증 등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사업자등록이 필요했고, 시간이 얼마 없자 ‘장신구마켓’이라고 평범한 이름을 짓게 됐다. 지금은 너무 많이 입소문이 퍼져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딸의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해져 회사명을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공예를 배운 적이 없다. 창업을 하면서 정부로터 도움 받은 것들도 없다. “특별히 배운 건 없어요. 그냥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는 것 같아요” 단백하고, 솔직한 대답이었다. ‘장신구마켓’이 오픈한지는 어느새 6년이 됐다. 6년 동안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상외로 한복 장신구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한다. “정말 의외로 시장이 커요. 저도 놀랬어요. 한복 장신구 시장에는 중간이 없어요. 장인들 아니면 취미용이에요. 가격대도 중간이 없죠”

‘장신구마켓’ 장신구들이 사용되는 예. 사진=장신구마켓

어떤 시장이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예비신부부터 돌잔치, 칠순, 환갑, 예고‧예대 국악 공연, 미스춘향, 각종 공연, 사극 협찬, 기업 협찬, 지방 문화 행사, 사진 작가, 헤어 메이크업, 외국인들의 한국 전통 기념품, 심지어 무속인까지... 가볍게 이야기한 시장이 저 정도다. 최 대표는 시장이 예상외로 컸다고 밝혔지만 기자가 본 ‘장신구마켓’은 시장의 크기와 상관없이 요즘 사람들을 빨아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핸드메이드’이면서 ‘오더메이드’ 매장이다. 착용자의, 착용자에 의한, 착용자를 위한 장신구만을 제작한다. 단순히 장신구를 구매했다는 의미보다 ‘나만의 특별함’을 판매한다. 최 대표는 “사람마다의 얼굴 형태와 체격, 머리숱이 다 달라요. 여자들에게 이런 것들은 엄청 중요해요. 특별한 날 본인이 가장 독보이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하죠. 이럴 때 자신에게 맞는 장신구를 통해 뽐낼 수 있어요”고 밝혔다. 이어 “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장신구를 만들고, 손님이 좋아하면 그것이 저의 행복이에요. 저는 지금 당장 돈을 막 버는 것 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자님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왜~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 대표는 최근 들어 판매 채널을 인스타그램과 오프라인으로 줄였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프리마켓, 각종 행사, 문화센터 수업, 기업 제휴 등 판매 채널은 다양했다. 기업 CF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는 높았다. 프리마켓에서는 일본 관광객이 판매를 위해 가져온 상품 전량을 한번에 사가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 대신 한 명 한 명에게 최적의 장신구를 판매키로 정한 것이다. 

어찌됐든 기업은 매출과 수익으로 운영 되는 곳. 조심스럽게 매출과 수익을 물어봤다. 최 대표는 “(매출은 비공개)연봉으로 치면 4천~6천만원은 버는 것 같아요. 정말 돈만 쫓아가면 매출은 수 억 원 대로 오르겠지만 그렇게는 하고 싶지 싶어요. 자녀와 반려동물 잘 키우면서 일도 하는 그런 워킹맘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한복 장신구 유튜버로 활동할 계획이다. 유튜브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복 장신구에 대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공예 방식도 공유해 소소한 행복을 나누겠다는 것이 그녀의 2018년 목표이다.

서울 성북구 정릉에 위치한 ‘장신구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신구들. 가격은 10만~20만원대이다. 양질 재료로 '오더메이드' 방식으로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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