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순대 두툼, 국바엔 수란이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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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순대 두툼, 국바엔 수란이 둥둥
  • 이기륭 기자
  • 승인 2016.09.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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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남부시장]먹거리 골목

 

▲ 왼쪽부터 피순대 국밥과 콩나물 국밥 ⓒ시장경제신문

전주 남부시장은 전주의 손맛이 가득담긴 음식 천국이다. 누구나 10분만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 비밀을 알게 된다. 골목골목마다 즐비한 간판과 새어나오는 냄새가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 메뉴는 피순대국밥과 콩나물국밥. 오래전부터 피순대 골목, 콩나물국밥골목을 이뤘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들 음식은 남부시장의 시초부터 함께해왔으니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우선 피순대 골목에 들어서면 특유의 순대 향이 코를 자극한다. '피순대'라고 하면 조금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는 다른 순대들보다 순대 속에 선지의 함량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순대의 원조격으로도 볼 수 있다.

요즘 인스턴트 순대들은 잡채를 가득 넣어 만들지만 피순대는 창자에 숙주나물과 당면, 두부, 고기, 갖은 야채를 소에 넣고, 선지를 가득 채운다. 그래서 인지 쫀득거리는 맛이 강하고 부드럽다. 선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냄새도 전혀 없어 거부감이 없다.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피순대국밥이다. 국밥 한 그릇에는 피순대 뿐 아니라 눌린 머릿고기나 내장 등도 가득 담겨 나온다. 여기에 부추무침을 크게 한 젓갈 넣어서 풀면 된다. 국밥에 깍두기 하나만 얹어서 먹어도 임금님 수라상이 안 부럽다.

특이한 점은 피순대를 먹는 방법이다. 보통 순대는 소금이나 새우젓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남부시장에서는 초장이 나온다. 초장에 찍어 먹으면 새콤함이 더해져 또 다른 맛을 낸다. 

피순대 골목에서 50년간 장사를 해온 조점례 남문 피순대 조점례(75) 사장은 “이 피순대가 전주의 대표음식”이라고 소개했다. 한평생을 ‘피순대’에 매달려 왔기에 그 누구보다 애착이 강하다.

“우리집은 당면을 넣지 않아요. 야채와 고기, 돼지피를 섞어서 수작업으로 만들어내죠.” 조 사장은 부드럽고 담백한 순대 맛을 내기위해 최고의 레시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 사장 “피순대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우리 고유의 음식이예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도 듬뿍 들어가 음식궁합이 최고죠”라고 말했다. 가격은 순대국밥이 5,500원. 피순대 소자가 10,000원이고 대자가 15,000원이다.

▲ 왼쪽은 조점례 순대국의 조점례 사장, 오른쪽은 엄마손 김기택 사장 ⓒ시장경제신문

다른 골목에는 콩나물국밥집이 모여 있다. 전주하면 유명한 콩나물국밥이 남부시장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밀조밀 밀집한 국밥집들은 수십년 이상 된 집이 대부분이다.

콩나물국밥을 시키면 국밥과 함께 밥그릇에 담긴 계란이 나온다.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무슨 생계란?’이라고 의아해 한다. 이는 달걀을 깨뜨려 끊는 물에 반숙으로 익힌 ‘수란’이다.

수란은 전주식 콩나물 국밥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다. 수란을 국밥 그릇에 타면 식당 아주머니들의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계란이 맑고 시원한 국물 맛을 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수란 그릇에 국밥 국물을 3~4수저를 넣고 김가루를 얹어 휘휘 잘 저어주면 된다. 수란은 뜨거운 국물과 만나 조금 익혀진다. 국밥을 먹기 전에 수란을 후루룩 마시면 된다. 식전 속을 달래는 데는 그만이다.

수란을 먹은 뒤 입안에 고소함이 가득하게 들었다면 다음은 국밥을 시식하면 된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청량고추를 넣어서 먹으면 된다. 시원한 국물 맛에 손님들은 ‘아~아~’소리를 연발하며 숙취를 씻어낸다.

2대째 콩나물 국밥집을 운영하는 엄마손 김기택(51) 사장은 “맛과 속풀이에는 콩나물 국밥만한게 없다”고 말했다. “콩나물을 적당히 삶아야 냄새가 없고, 숙취해소에 좋다”고 나름의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콩나물 국밥은 한 그릇에 5,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고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콩나물 국밥을 찾는 이유다. 

시장 한가운데에는 치킨으로 유명한 한국통닭집이 있다.

커다란 가마솥에 치킨을 넣고 튀겨내는 집으로 유명하다. 이집은 바삭바삭한 튀김옷이 특징이다. “혼합전분이 아닌 순수전분을 사용한다”고 주인장은 비결을 털어놨다. 순수 전분이 치킨의 바삭함을 더하고 시간이 지나도 딱딱해지지 않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닭강정도 인기메뉴다. 일반 닭강정은 순살이지만 이집은 닭을 통째로 잘라 양념을 입혔다. 양념치킨보다는 조금 더 바삭하고 매콤하다.

후라이드 치킨은 특대가 13,000원, 닭강정 특대는 14,000원이다. 특대답게 성인 3~4명이 먹어도 푸짐한 양이다. 매월 15일에는 특별세일가가 적용된다. 2마리에 19,000원. 손님들은 “저렴하고 푸짐한 양에 놀라고, 바삭함에 또 한 번 놀란다”고 극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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