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오래된 정보 가득한 '명문제약' 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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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오래된 정보 가득한 '명문제약' 분기 보고서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11.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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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출렁이는 매출 목표, 분기보고서엔 2012년 내용 그대로… 투자자 오해 소지 있어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제약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시시각각 새로운 사업 방향과 전략을 제시한다. 

제약사들은 보도자료,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사업 진행 과정 등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만 일부 과장되거나 잘못된 내용이 많아 투자자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소식은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을 끌면서 폐쇄적이었던 시장을 흔들었다. 연이은 국내 제약사들의 다국적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수천억 원대 해외수출 계약, 신약 출시 등의 소식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원활한 투자는 제약사로 하여금 연구개발(R&D), 인력보충 등 사업 확대를 견인한다. 호재는 크게, 악재는 작게 발표하는 이유다. 

제약사가 제공하는 정보는 투자자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약사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명문제약의 최근 행보를 보면 기자의 우려사항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명문제약은 올 6월 2020년 매출 25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7일 기자가 다시 취재한 결과, 매출 목표가 2000억 원이라고 확인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매출 목표가 500억 원이나 증발된 것이다.

기자가 재차 확인하고 나서야 명문제약 측은 “오래된 자료를 토대로 답변하다보니 오차가 발생했다”며 “자사 2020년 목표 매출액은 2500억원이 맞다”고 해명했다. 

실수라 하더라도 언론을 대처하는 창구 역활을 하는 홍보나 마케팅 인력에서 이러한 실수가 발생했다는 것이 의아하다.

회사의 구성원조차 중장기적인 목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아쉬운 대처로 판단된다.

명문제약은 투자자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기보고서 조차 업데이트되지 않은 정보를 기재해 혼란을 야기했다. 

명문제약이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보고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기술 제휴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제네릭(카피약)을 출시하고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의 취재 중 테바는 국내 진출을 희망, 지난 2013년 한독과 손을 잡게 되면서 명문제약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사실이 인지됐다. 

이에 대해 명문제약 측은 “테바와 제품판매 계약을 맺은 ‘명지약품’을 2012년 흡수합병하면서 테바와 관계가 있었으나 한독테바가 출범하면서 자사가 판매하던 테바 제품이 모두 회수됐다”며 “오래된 데이터가 아직 수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명문제약은 지난 16개월 동안 10개의 제네릭‧개량신약을 내놓을 만큼 제네릭‧개량신약 분야에선 두각을 나타내는 중견제약사다. 그러나 ‘제네릭 출시가 빠른 제약사’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정보 업데이트에 관해선 유독 느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구 개발비를 대폭 늘리고 신약을 무작정 많이 쏟아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투자자와 일반인에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상장회사가 재무정보나 사업 진행 과정 등을 불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이는 정보의 불균형을 일으킬 뿐 아니라 객관적인 공시 정보에 기반한 합리적인 투자 문화를 방해하는 처사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장회사일수록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 자본금, 경영성과, 사업계획 등의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측면도 있으나 기업을 안전하고 탄탄하게 지속하게 하는 버팀목이 된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에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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