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상인회 곳곳서 파열음, 집행부 탐욕이 조직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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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상인회 곳곳서 파열음, 집행부 탐욕이 조직 망쳐"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3.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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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강계명 회장 인터뷰

지난 해 여름 서울상인연합회의 A회장이 공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서울시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회장은 벌금 300만원의 구형을 받아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A회장의 비위사실을 알고 서울시에 이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인물이 있다. 서울상인회의 투명하지 못한 운영은 결국 모든 상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을 뻔히 알기에 참고 있기 힘들었다고 말하는 인물. 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의 강계명 회장을 만나봤다.

△ A회장의 비위사실과 서울상인회 무엇이 문제인가?

- 상인들이나 지도부 모두 깨우쳐야 할 것이 있다. 상인회 집행부가 무슨 짓을 해도 상인들은 그저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덮어주려 한다. 그게 조직을 망친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 할 줄 알아야 한다. 모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옳은 일이면 바로 잡아야 한다.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정에 이끌린 상인들의 생각이 상인회를 망쳐놨다. 내가 죽일 놈이다. 관여를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다. 정직하지 않고 투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상인회장 사건도 내가 서울시에 내부고발한 사건이다. 5개월 동안 서울시가 조사했다. 상인회 이사회를 대외비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진짜 나쁜 사람들이다. 상인들의 공동사업을 하기 위한 단체인데 개인 주머니돈처럼 생각하고 있다. 회장이 직업인 사람과 자신의 생업을 뒤로 하고 나서서 봉사하는 사람의 생각은 다르다.

△ 서울뿐 아니라 전국상인연합회도 회장선거로 못 치르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 나라도 현 회장이면 콧노래 부를 것이다. 현 회장뿐 아니라 상인회의 임원들을 비롯해 거의 모든 조직원들이 나만을 위한 생각뿐이다. 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모두들 개인적인 욕심만 가득하다. 전국상인연합회는 현 회장 한 사람만을 위한 단체가 돼 버렸다. 상인회의 완장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한다. 상인회의 임원은 봉사직이다. 모두들 자신의 욕심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회가 잘 돌아간다면 이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현직 상인이 아니더라도 똑똑한 인물이 회장을 맡아 이끌어가야 한다. 평생을 10원짜리 이익을 좇던 사람들이다. 게다가 개인적 영달을 위한 욕심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상인회를 키우고 바깥으로 나가서 외형적 성장을 이루는데에는 관심조차 없다.

△ 전국상인연합회(전상연)의 파행을 어떻게 보시는지?

- 지금 전상연을 보고 있자면 임원들이 전상연을 해체해 달라고 외치는 꼴이다. 상인이나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들은 모두 자영업자들이다. 소상공회나 전상연이나 서로 자기의 기득권만 차지하겠다는 싸움질들을 할 줄 알았다. 예상대로 됐다. 현재 소상공인연합회도 회장 선거를 앞두고 파행을 겪고 있지 않나. 전상연의 임원이라고 하면 우리 사회에서 그에 맞는 예우를 해 준다. 예우를 받으려면 그만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완장 찬 똠방각하가 되어 오로지 제 밥그릇 챙기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 전상연의 파행에 정부가 끼친 역할관계는?

- 소상공인과 상인들의 정책을 한 곳(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묶어서 하다 보니 시장 담당자가 본부장급이다. 본부장에게 무슨 결정권이 있는가? 시장경영진흥원과 같이 독립된 조직이 있어야 책임을 지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일개 부서장이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진흥원 때처럼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안 된다.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면 저렇게 된다. 관치로 해서 제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 소진공이 그렇게 하고 있다. 완장 찬 똠방들과 그 위에서 갑질에만 능숙한 소진공 직원들.... 전상연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이다.

△ 전상연 뿐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도 파행을 겪고 있다.

- 파행을 일삼는 사람들은 조직내에서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행동이다. 헤게모니를 잡아 정치판에 나서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조직의 룰을 따르지 않고 역행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공격하는 쪽이건 방어하는 쪽이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편타당성 없이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인것처럼 포장해서 파행을 일삼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다. 자기 밥그릇 챙기는 짓거리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다. 봉사보다는 자리다툼에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파행을 일삼고 있는 인물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자리를 목적으로 덤비고 있다. 판을 지저분하게 흔들어서 회장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 남의 등에 칼 꽂으면 제 등에도 칼이 꽂히기 마련이다.

△ 얘기를 좀 돌려보겠다. 대형마트와 골목길 상인들의 상권 다툼 해결방안은 있는가?

- 시대가 바뀌면 골목상권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껏 상인들은 대형마트로부터 뒷돈 받는 일에만 관심들을 가졌다. 대형마트가 지역에 입점하면 수십억의 뒷돈을 내 놓았다. 그러다 보니 골목상권에서 안 떠들면 바보가 된다. 떠들어야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들을 가지면 안 된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부작용은 물론 있다. 그러나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권도 있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대형마트보다 소비자와 가까이 있으면서 불러들이지 못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형마트도 곧 망할 사업이 돼 버린다. 부평 신세계몰을 보자. 그 지역의 소비자들은 어떻겠는가? 좋은 환경과 지역발전의 기회를 빼앗겼다. 한 쪽만 가지고 선동을 해 댄다. 선동을 해대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다. 일부가 전부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갑을이 있으면 병도 있기 마련이다. 왜 을만 위하는가? 소비자는 병이 됐다. 상인은 소비자를 무시하면 안 된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해야지 떼만 쓰려고 한다. 구시대적 사고방식(선동질)을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 나도 데모질 엄청나게 했다. 데모질해서 되는 것 아무것도 없다. 단순 표현일 뿐이다. 그럴 시간 있으면 소비자의 마음을 살 궁리를 해야 한다. 단골이 무엇인가? 소비자와 상인의 관계이다. 엉뚱한 것으로 문제화시키고 있다.

△ 진정한 상생방안이라고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 한상총련 출범식에 가서 보니 걱정이 앞서더라. 을지로 위원회를 배경으로 한상총련이 출범하면서 뒷배경이 여당이라 권력이 엄청나게 크게 보였다. 재벌타파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소상공인들에게 재벌되지 말라고 하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 소상공인들의 꿈은 돈 벌자고 하는 일이고 재벌이 되면 더 좋은 일이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에게 자신들의 꿈을 타파하자고 선동적 이슈제기를 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카드수수료 1%가 뭔가? 차라리 공짜로 달라고 할 것이지 왜 1%인가? 집단화하면 계약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갑의 위치를 빼앗긴 밴사나 카드사들이 계약협상에 응하겠나? 상생이 무엇인가? 남 죽이고 나 살자는 것이 상생인가? 나누어 가져야 한다. 고생을 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이다. 고생 적게 한 사람과 많이 한 사람이 똑같이 가진다면 누가 열심히 일을 하고 누가 자기 능력을 발휘하겠는가. 노력한 만큼 가지고 가게 해야 한다. 못난이 삼형제들이다. 못난이들끼리 모여서 밥그릇 타령하는 것이다.

△ 마무리 한 말씀 해 달라.

-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임에도 소수의 사람들이 규칙과 규범을 깨고 있다. 동일선상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반칙해서 질러가는 사람이 받들여지는 세상이 돼 버렸다. 공동의 질서를 깨는 것이 문제이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 우리 세대는 앞으로 길게 살아봐야 30년이다. 반칙이 앞서는 사회에서 살아갈 후대가 걱정이다. 앞으로 길게 살아야 30년이다.

서울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의 강계명 회장이 23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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