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첫 창작극 '나의 엘레닌', 관객 반응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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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첫 창작극 '나의 엘레닌', 관객 반응 궁금해요"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3.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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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창작플랫폼-희곡작가' 김아로미 인터뷰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 두번째 작품 22~25일 대학로 연우소극장
"경쟁체제 아닌 멘토링 과정, 부담감 덜 가졌어요"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김아로미 작가. 사진=이기륭 기자

[꿈의 대화=연극 '나의 엘레닌' 김아로미 작가] 작가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자유로운 예술 세계를 펼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진 예술가들이 재능과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무대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는 콘텐츠 개발을 직접 지원하기도 하고, 젊은 창작자를 발굴·육성하기도 한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희곡작가'는 콘텐츠 인큐베이팅의 모범사례로 꼽을 만하다.

"창작극으로는 첫 작품이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감회가 새로워요. 며칠 전 리허설 무대를 봤는데, 아직은 객관화시키기 어려울 것 같아요. 첫 공연 이후에 관객들 분위기나 반응을 보면 제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공감되고 잘 전달됐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3월 22~25일 공연되는 연극 '나의 엘레닌'(연출 민새롬)은 '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작품이다. 극을 쓴 김아로미(32) 작가는 2016년 6월 지원자 공개모집을 거쳐 그해 7월 18: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서울시극단은 김광보 예술감독이 부임한 2015년도부터 한국 연극의 미래가 될 신진 예술인 양성 프로그램인 '창작플랫폼-희곡작가'를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35세 미만을 대상으로 2명의 작가를 선정해 멘토링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지금까지 총 6명의 작가를 발굴했으며, 올해는 4편이 관객과 만난다.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은 지난 15일 '너와 피아노'를 시작으로 '나의 엘레닌'에 이어 '체체파리'와 '네가 있던 풍경'을 4월 8일까지 매주 목~일요일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신진 작가는 대부분 공모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경쟁 구조 안에서 부담감을 가져요. 하지만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은 경쟁체제가 아니었기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같이 선정된 송경화 작가와 서로 의견을 구하고 낭독공연을 통해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신인 작가로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사진=이기륭 기자

'나의 엘레닌'은 자궁 속에서 쌍둥이 중 하나가 사라져버리는 현상인 '베니싱 트윈'을 소재로 인간과 시대의 본질을 파고든다. 무기력한 삶을 사는 고등학생 '승율'과 과학 교사가 지구로 돌진해오는 혜성 엘레닌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김아로미 작가는 "2013년 동덕여대 대학원생일 때 처음 생각했어요. 소재 자체가 이론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대본화하기 힘들었죠. 당시 알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서 주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배삼식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소재가 흥미로우니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멘토링 때는 고연옥 작가님이 과학 연극 같다며 설명보다 '네 스스로가 캐릭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중심을 잡아줬죠"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전당포'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의 기억여행이라는 판타지 소설 같은 시간과 공간을 그리면서 인간의 기억과 사라짐에 대한 소박하지만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문학적 언어와 무대적 글쓰기의 경계에서 현실과 환상이 매력적으로 공존하는 세계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요. 어떤 소설가, 시인, 극작가가 되겠다가 아닌 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동생이 많이 아파서 아빠가 저를 돌봐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 구립도서관에 함께 갔어요. 빌린 책을 다 못 읽으면 도서관에 아빠와 빨리 갈 수 없으니까 많은 책을 읽었죠."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진학 후, 처음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신춘문예도 소설부문만 지원했어요. 그러다 '황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다'고 수업시간에 썼던 희곡 '전당포'가 당선된 거예요. 개인적으로 여러 장르의 글을 쓰는 게 목표에요. 작년 추석 때 TV에서 방영했던 웹드라마 '힙한 선생'과 이전에 예능프로그램 콩트 대본을 썼어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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