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주택 짓기①] 꿈의 신혼집, 금천·은평 자투리땅을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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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주택 짓기①] 꿈의 신혼집, 금천·은평 자투리땅을 노려라
  • 박영근 기자
  • 승인 2018.02.1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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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계획도시옆 최적... 평당 1천만원대 가능"
자투리땅 매매시 주변 시세 확인은 '필수'
건축비 절감 위해 최소 20평 이상 규모 권장
[협소주택 짓기]는 실제 2살 아들을 가진 결혼 3년차 기자가 본인과 주위 친구-전문가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쓴 '2030 주택마련' 코너입니다. ‘내가 만약 주택을 짓는다면?'이란 마음으로 A~Z까지 발품 팔며 모은 정보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여자친구와 10년째 연애중이던 20대 후반 어느 날, 대뜸 결혼을 결심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넉넉한 결혼 자금 모으기는 불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회 초년생으로 모은 돈도 많지 않았다. 있는 돈 없는 돈 싹싹 긁어 모아서 겨우 결혼 준비를 마쳤다. 문제는 역시 집이었다. 부모님이 그나마 도와주신 자금까지 합치자 병점에 위치한 집을 매입할 수 있었다.

직장은 서울, 출퇴근에만 1시간 40분이 걸렸다. 집에 오면 아내와 대화 나눌 시간도 부족했다. 결혼 전 SNS에서 살펴보며 꿈꾸던 달달한 신혼집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었다. 대출은 대출대로 이자가 나가면서 빠듯했던 월급은 더 쪼그라들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때 우연히 TV에서 협소주택을 봤다. 자투리 땅을 활용해 17평 남짓 조그만한 주택을 짓는 것. 돈도 3억대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정도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래 이거다!” 무릎을 탁 쳤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 TV에서 한 개그우먼이 협소주택을 지었다며 소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사진= tvN ‘내 방의 품격’ 캡처

마음을 정하기는 했으나, 부동산에 부짜도 모르는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막막했다. 동네 부동산부터 부동산 전문가까지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무작정 찾아갔다. 그러던 중 서울의 한 카페에서 보성 우드메탈의 CEO인 백상현 대표를 만났다.

그는 '모멘트'라는 닉네임으로 협소주택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토지 구매부터 건축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에게 직장 위치, 보유 자금 등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는 협소주택을 지을 때 주의해야 할 몇가지 중요 포인트를 설명해줬다.

그는 가장 먼저 “자투리 땅을 찾는다면 계획도시 바로 옆 지역을 노려보라”고 귀띔했다. 구역별로 나누다보니 도로로 잘려나간 땅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 중심 쪽은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실용적인 가격에 협소주택을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직장이 서울이라면 살짝 외곽 쪽인 금천구, 은평구를 노리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심 쪽은 평당 4천만 원이 넘기도 하지만, 이 지역들 평당 1천만 원 대의 땅을 살 수 있다고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지도를 검색해보면 '지적편집도'가 있다. 이곳을 클릭하면 내가 찾고자 하는 땅에 대한 모습을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다음 캡처

간혹 아무개가 집 지을 땅을 샀는데, 알고 보니 집을 지을 수 없는 땅이어서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어깨 넘어로 들은 적 있었다. 이렇듯 곤란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땅을 살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도 물었다.

그러자 백 대표는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 해당 땅의 등기부등본을 검색해 소유주·소유권·이용권·규제 등을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또 직접 현장에 가기 전에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해당 지역을 검색한 뒤 지적·경계를 클릭하면 지적편집도가 나오는데, 여기서 도로와 사고자 하는 땅이 이어져 있는지 등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초보자들은 등기부등본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를 수 있다. 그는 현장에서 땅만 보고 혹해서 구매하는 것보다, 인근 건축사·설계사·해당 구청 건축과 실무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함께 살펴 보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팁을 건네줬다.

백 대표는 자신이 자투리땅을 구매할 때엔 대부분 경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적자는 거의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특히 경매시 은행 대출을 잘 활용하면 큰 자본금 없이도 유용하게 땅을 매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앞서 언급한대로 금천구쪽 자투리땅이 평당 1천만원이라고 해도 20평에 2억이 아니던가!

그가 설명해 준 자투리땅 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노원구, 은평구, 도봉구, 금천구청 등을 노려라 ▲연습 삼아서 땅을 사지 마라(애초부터 좋은 땅을을 구매해라) ▲용적률(용적률이 높으면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다), 건폐율(건폐율이 높을수록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등을 잘 살펴봐라 ▲12평은 너무 작다, 20평 이상 규모의 땅을 사는게 좋다(규모가 좁으면 건축비도 많이 든다) ▲도로와 이어져있는지 확인하라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체크하라 ▲대출을 활용하라.

좋은 자투리땅을 인터넷에서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구매하고자 하는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부동산에 발품 파는것이 가장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진=픽사베이

많은 팁들이 있었지만 협소주택을 짓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들을 압축해보면 일단 대출과 경매, 두 가지가 핵심으로 보였다.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면담이 끝난 뒤 한 은행을 찾아가 봤다. 은행원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규정상 경매시 낙찰가의 50%를 대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단 은행에서 담보 평가를 실시하는데, 이 때 금액 산정이 낮게 측정될 경우 대출 금액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주의점을 알려줬다. 토지 구매 이후 건축할 경우 건설자금도 대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매를 알아보기 전 서울에 위치한 몇몇 부동산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투리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 포털사이트의 협소주택 정보 공유 카페에서 자투리땅을 경매로 매매했다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몇몇 전문가들은 한국자산공사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산 온라인 입찰시스템인 ‘온비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온비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공매시스템이다.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국가 보유 재산이 매물로 나오기 떄문에 권리관계가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온비드 홈페이지 캡처

온비드는 중고차, 주거용 건물, 상가 운영권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 등이 매각한 재산을 온라인을 통해 낙찰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매물로 나온 물건들은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국가 보유 재산으로 권리관계가 분명하고 투명한 거래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투리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경매 정보를 교류하기도 했다. 이들은 관심 있는 경매 땅에 대한 정보를 올리고 장단점을 분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런 카페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유익할 듯 싶다.

실제로 발로 뛰면서 조언을 듣다보니 협소주택 짓기가 쉽지 않음을 새삼 느꼈다. 개인·상황에 따라 전문가들의 조언도 천차만별이었다. 다만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자투리땅이나 경매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협소주택 짓기②]에서는 협소주택 건설사 선정부터 건설 시 주의할 점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에 내 집 마련하는 그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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