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밀가루·소금만 쓴 자연빵".. '베이크하우스' 빵 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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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밀가루·소금만 쓴 자연빵".. '베이크하우스' 빵 터졌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2.0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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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빵기능사 운영 청담동 동네빵집 '베이크 하우스'
박영석 대표 "맛이 경쟁력... 개점 3년만에 근처 프랜차이즈 문닫아"

[우리동네 - 청담동 빵집 '베이크하우스'] 파리바게뜨나 뚜레주르와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빵집을 우습게 아는 동네빵집이 있다. 프랜차이즈 빵집의 제품들은 낮은 제품력을 포장이나 진열 등 겉모습으로 치장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뿐이라며 비하한다.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으로 꼽는 부자동네인 청담동 한 복판에 파리바게뜨도 근접을 못하게 하는 빵집이 ‘베이크 하우스’이다.

청담동 ‘베이크 하우스’의 박영석 대표는 “먹고 나서 속이 편해야 좋은 빵”이라고 강조한다. 국제기능올림픽 제과·제빵 부분 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한 박영석 대표가 만든 빵은 ‘기능장이 만든 빵은 이 정도 수준’이라며 소비자의 입과 눈을 현혹한다.

베이크하우스에 진열된 빵 @시장경제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우리 속담처럼 박대표가 만든 빵은 확실히 남다르다. 겉치레로 승부하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들을 이기려면 눈요기부터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공인받은 기능장의 솜씨이다 보니 맛에 대한 별도의 수사는 필요없다. 단순히 한 끼를 때운다는 개념의 빵이 아니다. ‘사람은 먹기 위해 산다’는 말처럼, 베이크 하우스의 빵들은 먹는 즐거움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시켜 준다.

박대표가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건강빵’은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발효된 반죽을 사용한다. 빵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계란, 설탕, 이스트, 유지 등을 전혀 넣지 않는다.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물뿐이며 24시간 저온발효를 거친다. 물론 발효시키는 데에는 38년간 농축된 박대표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다. 첨가물이 일체 없는 빵이다 보니 먹고 난 후 속이 편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빵을 개발하기 위해 버린 반죽이 남산만큼은 된다니 박대표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름해볼 수 있다.

박 대표가 애정을 쏟아 만들었다는 '건강빵' @시장경제

박대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골목상권을 침탈한다지만 기능장쯤 되면 일부러 프랜차이즈 빵집 바로 옆에 가게를 개점한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이미 상권분석을 끝내고 가맹점을 개점했기 때문에 별도의 상권분석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품력이나 가격 등 가맹점과의 경쟁력은 기능장들이 충분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가맹점 옆에 개점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본사의 홍보와 각종 할인카드 등의 마케팅을 등에 업고 있지만 먹는 장사는 결국 맛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실제 박대표가 청담동에 베이크 하우스를 개점한 지 3년 만에 50미터 옆에 있던 모 프랜차이즈 빵집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직접 초콜릿 빵 만드는 박영석 대표 @시장경제

박대표가 제과 일을 처음 시작한 때는 1980년이다. 당시만 해도 하루 세 끼 온전하게 밥 먹고 사는 집이 많지 않던 어려운 시절이었다. 박대표는 빵을 만들면 굶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밀가루 반죽을 만지기 시작했다. 제빵 기술을 배우며 선배들에게 얻어맞기도 부지기수였다. 대걸레자루로 허벅지를 맞아 피가 터지는 일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일을 할수록 빵이 주는 매력에 빠지며 열심히 자기계발을 한 끝에 기능장과 국가대표 코치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박대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엄청나게 큰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 수입되는 빵의 재료들은 모두 최하위급이었다. 그런 재료들을 가지고 국제 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낸 우리나라 제빵사들의 억척스런 노력과 기술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쉽게 얻어지는 행운은 아니다.

빵은 우선 맛보다 포장이 좋아야 한다. 소비자의 눈에 띄어야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표는 자신의 빵집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안주인을 꼽는다. 빵을 만드는 일보다 포장하는 일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베이크하우스'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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