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는 모르는 가천대의 과천용지 도서관 구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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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는 모르는 가천대의 과천용지 도서관 구축 사업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2.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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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지식정보타운 산업용지 'A컨소시엄' 참여절차 불투명 논란
중앙도서관장, 학교 재단 허락없이 530억원대 분양 컨소시엄 참여
가천대학 “처음 듣는 이야기… 절차상 허락없이 참여 가능”
홍 모 관장 “보고 안 한 것은 맞다… 소프트웨어 지원 차원”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가 530억원짜리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용지 공모사업에 뛰어들었다. 구 과천정부청사 자리에 가천대학교 이름의 전자도서관 등의 시설을 입점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천대 중앙도서관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참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계에서는 도서관장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 직권으로 530억원짜리 일부 분양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가천대는 최근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용지 공모사업 A컨소시엄에 들어갔다. 입찰은 지난 31일 마쳤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용지 공모사업은 공공기관들이 세종시로 이전한 이후 남은 과천정부청사 건물을 임대‧분양하는 사업이다. 부지면적은 총 22만3600㎡이며 주관은 과천시(대행: 경기도시공사), 사업시행자는 LH공사다.

특히 가천대가 A컨소시엄에 참여한 ‘지식3’ 블록(1만3866㎡)은 가장 인기 있는 부지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식3’의 면적은 1만3866㎡이며 공급액은 527억6013만원이다.

가천대학교가 입찰에 참여한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용지(지식3) 공모사업'의 현황. 자료=과천시

가천대는 최근 A컨소시엄에 ‘▲전자정보도서관의 구축 및 운영 ▲전자정보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정보문화사업 및 기타 문화기반 공공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점 의향서를 제출했다. 또, ‘A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시 최적의 입지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시설, 프로그램, 기반 환경에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며 전자도서관 구축을 위해 필요한 면적은 ‘약 500㎡’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가천대의 과천지식정보타운 A컨소시엄 참여 방식이 이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천대 도서관이 재단과 학교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가천대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천지식정보타운 A컨소시엄 참여’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2016~2017년 가천학원 회의록도 확인한 결과 ‘가천대 과천 전자 도서관 구축 관련 A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안건은 나오지 않는다. 가천대 이사회는 이길여 총장, 김신복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8명, 감사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가천대학교 이사회 자료. 사진=가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서울의 A대학 관계자는 “도서관장이면 그리 낮은 서열은 아니다. 하지만 530억원씩이나 되는 분양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이사회의 재가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무조건 이사회에서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학교 내에서 아무리 고위직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차상 무엇인가 꼬였거나 특정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A컨소시엄 관계자는 “우리가 공공시설인 도서관을 사업 부지 내에 넣었고, 그쪽(가천대)에 콘텐츠가 있으니 제안을 드린 것일 뿐 그 이상의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가천대 중앙도서관 홍 모 관장은 “보고를 안 드린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A컨소시엄측이 도서관을 지으면 소프트웨어 적인 것을 지원하는 개념”이라며 “현재 정부나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지역 사회 공헌이다. 그쪽 주민들을 위해 전자책 서비스나 북 콘서트 등의 문화기반 공공사업과 사서를 활용한 정보검색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천대는 2일 추가적으로 도서관장의 이번 컨소시엄 참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혀 왔다. 홍보팀 관계자는 “기본재산취득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지만 프로그램 같은 것을 추가하는 것은 의결 사항이 아니라는 법무팀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의도의 소프웨어적인 참여이다. 530억원 짜리 부동산 사업에 전반에 걸친 사업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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