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택시콜 '지브로' 승(勝)… '카카오택시' 골라태우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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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택시콜 '지브로' 승(勝)… '카카오택시' 골라태우기 여전
  • 정규호 기자, 이기륭 기자
  • 승인 2017.12.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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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택시 잡아보니... ‘지브로 vs 카카오’ 앱실험 결과 10번 중 ‘2:0’
기사들 “무작위 콜 보다 손님 가려 받는게 더 돈 번다”
지브로 앱의 모습.

2017년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술자리 모임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기분 좋게 사람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한 해를 마무리 짓고, 내년을 기약한다. 술잔을 ‘짠’하며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기도 한다.

하지만 술집을 나오는 순간부터 파이팅을 외친 의욕은 걱정으로 돌아선다. 택시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바로 잡고, 운이 안 좋으면 몇 시간을 기다린다. 언제부턴가 저녁 늦은 시간 택시를 잡는 건 ‘신의 가호’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서울시는 택시 승차난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택시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세금까지 줘 가면서 택시를 사들인다.

그런데 그 많다던 택시는 정작 시민 앞에 없다.

최근 기업들이 나서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티머니 발행사인 한국스마트카드는 송년회, 망년회 모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난 7일 앱택시인 ‘지브로(GBRO)’를 개발해 시범사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앱이 택시 앱 시장의 90%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앱’이어서 더 주목됐다.

앱은 목적지를 ‘시내’ 또는 ‘시외’로만 표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승차거부를 원천 차단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앱을 아예 택시 카드결제기에 탑재시킨 방식으로 카카오택시 보다 기술과 사용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실제로 ‘지브로’가 잘 잡히는지 ‘카카오택시’와 비교해봤다.

왼쪽이 지브로, 오른쪽이 카카오택시의 모습. 14~15일 자정에 양일간 총 10곳의 도착지로 호출 실험을 한 결과 지브로만 금천구청역과 안양역 2곳이 잡혔다.

출발지는 서울 시청이며 도착지는 강북, 금천, 강남, 홍대, 안양 등 5곳으로 핸드폰 2대로 동시에 호출하는 방식으로 실험했다.

앱 호출 시간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최악의 조건이라는 목(15일), 금(16일) 자정 직후에 진행했다.

먼저 10km 미만이며 주거지역이 많은 길음역을 도착지로 호출한 결과 지브로, 카카오택시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20km 거리의 금천구청역을 도착지로 호출했지만 둘 다 응답되지 않았다.

다음으로 기사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인 강남과 홍대로 호출했지만 역시 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서울 근교이지만 경기도인 ‘안양’을 도착지로 호출했지만 응답이 오지 않았다.

첫날은 이렇게 모두 응답되지 않았다.

둘째 날인 금요일 자정 똑같은 방식으로 호출했다.

그 결과 카카오택시는 단 한 건도 잡히지 않았고, 지브로는 1분 만에 ‘금천구청역’, ‘안양역’ 2곳이 잡혔다.

실험 결과 지브로는 시범사업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택시보다 택시를 잘 잡아 나름의 선방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티머니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시범운영 중이고, 계속 개인택시기사들에게 가입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시범사업이 끝나면 현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카카오택시앱에서는 여전히 골라 태우기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과정에서 여러 대의 택시가 근처에 있었지만 카카오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택시가 잘 안 잡힌 이유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골라태우는 것이 무작위 콜을 받는 것보다 이득이라고 설명한다.

10년 개인택시기사는 “지브로나 카카오택시가 있으면 좋은 것이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서울 시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착지는 ‘강동구’ 라인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타고 가면 빠른 시간 안에 갈 수 있다. 반면 강북이나 구로쪽은 가는 도중에 차가 막히고 서울 중심지로 들어오는 손님을 만나기 힘들어 돈을 많이 못 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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