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노조 설립... 현대건설과 합병 움직임이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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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노조 설립... 현대건설과 합병 움직임이 '기폭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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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만에 노조 출범... 노조 "합병시 사측의 일방적 권고사직 못받아 들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쓰고 있다. 사진=힐스테이트 홈페이지 캡처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나도는 가운데, 오늘(14) 현대엔지니어링(이하 현엔)이 43년만에 노조를 했다.

합병이 추진될 경우 고용 승계 절차와 복수노조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조는 당장 오늘부터 노조 가입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노조 설립은 현대건설과 현엔의 합병설이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합병설과 함께 잦은 인사변동과 조직개편, 권고사직 남발, 징계해고가 증가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미 노조 관계자들은 각종 인터뷰를 통해 “현대 엠코와의 합병과정에서 본부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있었고, 그에 따라 광범위한 권고사직과 징계해고가 남발했다”며 “당시 직원 A씨의 경우는 권고사직을 거부하자 업무에서 배제되고 강제 부서이동을 통해 후배들에게 망신을 주는 것과 동시에 A씨보다 나이 어린 상사를 통한 압박을 주어서 괴롭힘으로 사직을 압박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 부회장의 고용승계를 위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룹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단독으로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합병으로 우회 상장을 통해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설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해 현대건설(38.62%)에 이은 2대 주주이면서 개인 최대주주다.

현재엔지니어링의 사옥을 현대건설 본사가 있는 계동으로 옮기고, 현대차 그룹 건설사인 현대엠코와 합병한 점이 합병설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를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이 사용하는 것도 합병설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현대건설 실적도 현대엔지니어링이 견인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6285억 원, 영업이익 406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서로 합병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노조는 "만약 회사가 또다시 인수합병을 진행할 경우 현대엠코 합병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구조조정과 인사조치에 대해 조합원들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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