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상생협약 철회하라" CU 가맹점주들, 본사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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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상생협약 철회하라" CU 가맹점주들, 본사에 강력 반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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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점포 집중 지원, 24시간 개점은 반강제 조항" 점주들 반발
가맹점주 협의회 "기밀유지각서 요구 등 일방적 협약 진행"
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8일 오후 2시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에서 집회를 갖고, 상생협약 폐기 및 철회를 요구했다. 사진=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

CU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지난 1일 BGF리테일이 발표한 상생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 1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에 따른 기존 가맹점주들 경영애로를 지원하기 위해 CU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 협약(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협약은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 도입에 연간 800억~900억 지원, △점포 운영 시스템 고도화에 5년간 총 6000억 투자, △스태프 케어 기금 조성 및 기초 고용 질서 준수 등을 통해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맹점주에게 직접 지원하는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은 △신규 점포 최저 수입 보장액 120만원 증액 △신규 점포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 신설 △기존 점포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 △가맹 수수료율에 따른 심야 전기료 지원 등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상생협약이 신규점포 집중 지원과 24시간 개점을 반강제하기 때문에 기존 가맹점이 폐업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즉, 신규점포 집중지원은 편의점 예비창업자를 유인하는 신규점포 출점(개설) 강화 전략으로, GS25 등 다른 편의점과의 출점경쟁을 촉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과포화로 개별 편의점의 수익률이 낮아져 있는 상태에서 출점이 강화된다면 수익률이 더욱 악화돼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점포가 과포화로 인한 수익률 저하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증가해 심야 시간대의 수익성이 적자상태가 되고,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가맹점주들이 심야영업을 하면서 직접 근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이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6년간 CU편의점을 운영한 한 점주는 “심야영업을 하지 않으면 수익배분률이 약 10%정도 삭감되고, 전기비 지원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24시간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점주가 하루 12~16시간씩 근무해도 아르바이트 임금보다 적은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맹점주들을 더욱 자극한 것은 상생협약 체결과정에서 점주들의 의견이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BGF리테일과 점주협의회가 지난 8월부터 상생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단 한 차례도 점주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협상 진행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배제됐다.

BGF리테일은 지난 1일 상생협약 체결 사실을 언론 등 대외적으로 발표하면서도, 가맹점주에게는 지금까지 상생협약 내용까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구체적인 지원 내용 조차 모르고 있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BGF리테일은 점주들에게 협약내용을 공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본사 직원들을 동원해 가맹점주들을 개별 방문하여 상생협약안에 동의서명을 요구하고 있어 더욱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8일 오후 2시 강남구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에서 300여명의 가맹점주가 참석하는 집회를 갖고, 상생협약 폐기 및 철회를 요구했다. 

‘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출점경쟁과 최저임금 급등, 각종 공과금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런 차원에서 시작된 상생안이 본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상생협약은 기존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 지원이 없으므로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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