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야 지갑 열린다"... 유통업계는 지금 이미지 쇄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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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꿔야 지갑 열린다"... 유통업계는 지금 이미지 쇄신 중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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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미, '이마트24' 되고 방문 횟수 9%, 일 평균 매출 8% 증가
양웅 광고PR학과 교수 “진부한 이미지‧그룹 위기 쇄신 필요”

유통업계에 간판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로고 뿐 아니라 CI, 슬로건 등을 싹 다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 판매력을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간판 교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상품 표지 교체 등 크고 작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자칫 기업이 계획한 이미지와 다른 평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간판을 교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간판을 교체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롯데그룹, 이마트, CU, 파리바게뜨, 왓슨스, 패션엘지닷컴, 동부그룹, 코스맥스 등이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지주사 출범과 함께 롯데쇼핑, 롯데케미탈, 롯데호텔 등을 묶어 BI를 통합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BI를 통합하면서 계열사로부터 1000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위드미’를 이마트24(emart24)로 교체했고, 파리바게뜨는 에펠탑 이미지를 삭제시켰다.

헬스앤뷰티(H&B) 사업 강화에 나선 GS리테일은 드럭스토어 '왓슨스'의 이름 변경을 추진한다. 패션엘지닷컴도 3년 반 만에 새로운 BI를 선보였다. LG패션 측은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의 도약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동부그룹, 코스맥스 등도 새로운 간판을 달고 있다.

왼쪽이 과거 간판, 오른쪽이 신규 간판. 사진=각 사 제공

기업들의 간판 교체는 단순한 디자인 비용 지출로 끝나지 않는다. 매장 리뉴얼부터 상품 리뉴얼, 광고 시안 전면 재수정 등 크고 작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계열사들과 가맹점주, 협력사들과도 교체 시기와 날짜를 조정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젝트다.

이런 현상에 대해 동서대학교 양웅 광고PR학과 교수는 “여러 기업들이 간판을 교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진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 있고, 그룹 오너의 위기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도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기업의 전략적 이미지 모멘텀을 위함이다. 또 세계 시장이 글로벌화 되면서 기업들이 영문 이니셜을 사용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SK, KT, DB그룹, KB그룹 등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비용 부담 등 리스크가 부담스러워 그나마 비용이 합리적인 간판 교체로 신제품 출시와 유사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위드미에서 BI를 개선한 이마트24의 경우 고객 방문 횟수는 9%, 일 평균 매출은 8%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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