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자영업자 울리는 김영란법? 소셜민심은 "공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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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자영업자 울리는 김영란법? 소셜민심은 "공감 못해"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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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빅데이터로 살펴본 '김영란법' 키워드
정부 '김영란법 완화' 추진에 넷심은 “아직 이르다”
'김영란법=자영업 매출 감소' 여론, 온라인서 공감 못 얻어
김영란법과 가장 많이 언급된 직업 1위는 '언론인'
지난 8월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시민단체들의 ‘김영란법 폐기 촉구’ 집회 모습

“당신은 김영란법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정한 지 2년8개월 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정부가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각종 행사에서 "김영란법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선이자 과태료 대상인 ‘3·5·10만원 규정’에서 ‘농·축·수산물’을 예외 적용하겠다는 것이 현재 정부의 개선안이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완화 수준 만큼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사람들은 ‘3·5·1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자영업자들 힘들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완화’와 ‘유지’를 놓고 민심이 어디에 더 쏠려 있는지는 파악이 불가능 한 상태.

이에 <시장경제신문>이 온라인상의 김영란법 민심을 빅데이터로 살펴봤다. 이와 함께 김영란법 적용 직업인 정치인, 공무원, 언론, 교직원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직업도 알아봤다.

◇ ‘김영란법’ 2년만에 완전 뿌리 내렸다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김영란법’은 국민 생활 속에 완전히 뿌리 내렸다.

<시장경제신문>이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5년 11월 20일부터 2017년 11월 19일까지 2년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김영란법’ 관련 콘텐츠 70만개를 분석한 결과 특권 계층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만 건의 버즈 중 90%를 트위터가 생성했다. 트위터는 부정적 여론을 전파하는 경향이 강한 SNS다. 그래프를 보면 전체 버즈와 트위터 버즈가 쌍둥이처럼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픽디자인=조현준

통상 버즈가 70만개면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주목할 점은 ‘특정 이슈’ 때문에 채워진 버즈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용 직업인 정치인 기자, 공직자부터 스승, 식당, 선물 등 특정 상황과 관련해 다양한 버즈로 채워져 있다.

이는 사람들이 김영란법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했다는 결과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김영란법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김영란법 ‘인기 트위터’ 순위로 잠시 살펴보자.

  1. ‘김영란법 시행되고, 손님이 끊기 식당 많아졌다. 폐지해야 한다(X), 그만큼 대한민국의 부정부패가 심각. 내 돈 주고 밥 사먹기 운동(ㅇ)’(리트윗 7791건)
  2. ‘KBS 뉴스에서 문 닫는 술집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를 김영란법과 혼술족에서 찾고 있었음. 경기침체나 임대료 상승은 전혀 안나오더라’(7205)
  3. ‘시새발끼들의 논리, 최저시급 정할 때→시급6000원으로 의식주 다 할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 정할 때→한 끼 3만원으로 어떻게 먹어욧!!!’(6757)
  4. ‘선생님한테 꽃다발주면서 고백했는데 김영란법 걸린다고 차임’(5170)
  5. ‘김태흠 의원이 김영란법을 비판하면서 음식 가격은 3만원을 넘어야 격이 있는 식사라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화재 현장에서 밤샘 진화 작업 후 소방관들이 1000원짜리 컵라면을 먹는 모습입니다’(5790)
  6. ‘김영란법 시행 후 송이버섯 가격 내림’(4050)
  7. ‘김영란법이 학부모들에게 어마어마한 도움이 되고 있다. 다음 주 소풍인데 생 수 한 병도 챙기지 말라는 담임샘의 전화. 이년전만해도 반대표나 학교 임원들은 선생님들을 위한 호화 도시락 세트에 과일모둠 음료 준비해서 소풍 따라 나서고 그랬다고 한다’(3985)

◇ ‘김영란법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자영업 옹호론 ‘공감 부족’

자영업자들은 현재까지 줄곧 ‘경영 악화’를 명분으로 김영란법 폐지 또는 완화를 주장해왔다. 사람들의 생각은 자영업자들과 달랐다. 좀 더 명확한 표현을 쓰자면 ‘경영 악화’ 여론에 ‘뜨뜻미지근하다’였다.

김영란법의 ‘연관어’와 ‘감성어’를 보면 자영업자 관련 키워드는 ‘비주류’다. 연관어 부문에서 자영업자나 농·축·수산물업계의 ‘경영 악화’를 의미하는 ‘직접적인’ 어휘는 50위권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선물(3위), 식사(17위), 술(18위), 과일(45위) 등의 연관어가 랭크됨에 따라 식당과 선물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유추 정도는 가능하다.

‘감성어’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유일하게 ‘망하다’라는 감성어가 부정어 4위에 랭크됐다. 전체 버즈량과 비교할 때 ‘주류’ 감성어는 아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악화’ 콘텐츠는 트위터나 뉴스, 블로그 등에서 이슈화 되지 못했다. ‘경영 악화’를 옹호할만한 콘텐츠도 이슈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데이터로 볼 때 김영란법 때문에 음식점이 망한다는 것은 과장된 공포였다’는 자영업자들의 ‘경영 악화’ 주장을 비꼬는 콘텐츠가 이슈화됐다. 이 콘텐츠는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7000여건 리트윗)을 얻으면서 확대‧재생산됐다.

'김영란법' 감성어 중 '망하다'는 부정감성어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어휘에는 '김영란법 때문에 망하다'라는 버즈 뿐 아니라 '김영란법 때문에 음식점이 망한다는 것은 과장된 공포였다’는 버즈도 포함돼 있다. 그래픽디자인=조현준

결과적으로 ▲경영 악화 ‘연관어’가 없다는 점 ▲‘망하다’ 부정어가 있지만 ‘비주류’라는 점 ▲‘경영 악화’ 이슈가 없었다는 점 등을 볼 때 ‘경영 악화’ 여론은 옹호 받지 못한 상태다.

정부의 추진 방향과 온라인상의 민심이 서로 다른 상태이므로 정부는 김영란법 개정과 관련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자영업과 농·축·수산물업계는 ‘경영 악화’ 옹호 여론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폐업한 업체, 매출이 급감한 업체 등을 적극 알려야 한다.

◇ 김영란법과 가장 많이 언급된 직업은?

사람들의 입에서 김영란법과 함께 가장 많이 오르내린 직업은 무엇일까. 온라인상에서 김영란법을 지켜야 하는 직원군은 크게 4가지다. 정치인, 공무원, 교직원, 언론인이다.

‘김영란법’ 연관어 순위 중 직접적인 언급량을 묶어 순위를 선정해봤다.

그 결과 ‘언론인’이 압도적 순위로 ‘1위’를 기록했다.

‘언론인’은 17만1365번(기자 50487, 언론 50099, 기사 33180, 언론인 11901, 기레기 10290, KBS 15408) 언급됐다.

‘정치인’은 10만731번(정치 9073, 의원 37416, 국회 20440, 국회의원 14289, 새누리당 19513, 안철수 113538) 언급됐다. 2번째로 많은 언급량이다.

‘공직인’은 8만6179번(공무원 28795, 대통령 23136, 공직자 14017, 문재인 13169, 경찰 7062) 언급돼 3위를 기록했다.

‘교직원’은 가장 적은 4만6971번(학교 12577, 선생 10271, 스승 8655, 학부모 8221, 스승의 날 7247) 언급됐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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