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투자? 투기? 논란속 열린 빗썸 가상화폐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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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투자? 투기? 논란속 열린 빗썸 가상화폐 세미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1.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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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다운 피해자 시위 없어... 4시간 세미나 동안 ‘소송 질문’ 1개
500% 폭등 ‘비트코인골드’ 관련 기습 상장 배경도 공개

27일 비티씨코리아닷컴(이하 빗썸)이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비트코인으로 通(통)한다’ 세미나는 차분하게 성료됐다.

이 세미나는 빗썸이 지난 12일 서버 다운으로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소송을 예고한 상태에서 진행한 일정이다.

피해자들은 이미 법무법인을 선정해 소송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4일 빗썸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까지 진행했다.

따라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이번 세미나에서도 자신들의 피해와 입장을 성토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버 다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빗썸 세미나 행사에서 피해를 성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오전 9시 세미나 시작을 앞두고 별다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예정대로 연사들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네 번째 발표자인 빗썸 관계자의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각종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이중 소송 관련 질문이 1개 나왔다.

투자자라고 밝힌 40~50대의 중년 남성은 “현재 서버 다운으로 피해 보상 소송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다라고 보장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과 보상이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질문의 톤은 점잖고, 부드러웠다.

이 질문은 이날 나온 처음이자 마지막의 ‘소송’ 관련 질문이었다.

질문을 받은 빗썸 관계자는 자신은 사업팀이기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고, 답변할 수도 없는 위치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유동민 비티씨코리아닷컴 캐시사업부 팀장은 “이 질문은 홍보팀과 법무팀에서 더 정확히 답변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죄송하고, 최대한 빨리 (해결)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서버 다운으로 인한 빗썸의 억울함도 내비쳤다.

유 팀장은 “서버 다운은 빗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거래소들도 동 시간에 똑같이 서버가 다운 됐습니다. 저희 규모가 가장 크고, 선두 기업이다 보니 더 많은 관심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빗썸 뿐 아니라 다른 거래소들도 다운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빗썸의 한 임원은 “솔직히 세미나를 (소송 관련 문제 때문에)걱정했지만 원만히 끝나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비티씨코리아닷컴가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비트코인으로 通(통)한다’ 세미나에서 사람들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편, 빗썸은 지난 24일 ‘비트코인골드’를 기습 상장한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당시 상황을 잠시 설명하면 빗썸은 24일 14시경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골드’(이하 비골)을 기습 상장시켰다. 공지사항은 24일 14시 50초에 올라왔고, 상장은 이보다 몇 십 초 빠른 시간에 진행됐다. 공지보다 상장을 먼저 한 셈이다.

1코인당 대략 40만원이었던 비골은 상장되자 마자 1시간여만에 16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15시20분을 기점으로 급하강해 현재까지 4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게는 수 만 원, 많게는 수 억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상장된 비트코인골드의 가격 등락표를 보면 1시간만에 30만~40만원대에서 140백만원대까지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사진=빗썸 캡처

이에 대해 빗썸의 한 임원은 “현재 암호화폐는 투자와 투기를 놓고, 논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것(비골)을 공지하고 상장할 경우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몰려 서버가 다운될 수 있고, 투기로 비춰질 수 있어 기습 상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골이 빗썸에 상장되자마자 투자자들은 급격하게 몰렸고, 빗썸은 긴급 간소화 모드로 변경되기도 했다.

‘빗썸 직원들이  내부에서 먼저 상장 소식을 접하고, 투기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 팀장은 “믿는 건 투자자들의 몫"이라며 "내부 직원들이 먼저 알 수 있는 가능성은 절대 없다.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상장 결정은 내부적으로 극소수의 인원만 안다. 나도 공지사항을 보고 (비골이 상장된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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