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옥석가리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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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옥석가리기 필수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08.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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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證 시작으로 삼성·교보·토러스 등 규모 관계없이 몰려
문턱 낮아졌지만 운용인력·위험관리·트랙레코드 따라 명암 엇갈릴 듯
ⓒ시장경제신문

한국형 헤지펀드인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 경쟁이 불붙고 있다.

당초 오랜시간 사업을 준비해왔던 NH투자증권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이 열리자 국내 대다수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헤지펀드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이미 헤지펀드 등록을 마치고 지난 8일 'NH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1년 전부터 국내 증권사 최초 헤지펀드 출범을 위해 뛰어왔다. 그동안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던 사모펀드 개선방안이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막혔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면서 헤지펀드 트레이딩 센터를 개점하는 등 일찌감치 헤지펀드 출범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시행령이 다소 늦어지면서 준비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첫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이후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이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고, 삼성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등 규모와 관계없이 대다수 증권사들이 연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거나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판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는 전문 운용사와 증권사가 연내에 50곳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고액 자산가를 적극 공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최적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헤지펀드 시장 진출"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초저금리 시대에 연 5% 이상의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고액자산가는 물론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금을 보유한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부자들의 특별한 투자수단이라는 인식이 앞으로 바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펀드상품의 혁신방안을 골자로 한 규제완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올해 중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형 재간접펀드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500만원 안팎으로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부동산은 물론 항공기나 사회간접자본(SOC)을 편입한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게 된다.

다만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에 투자자는 물론 운용자격에 대한 문턱도 낮아지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향후 중요한 요소로 꼽힐 전망이다.

신규 운용사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가운데 이미 44개 운용사는 133개 헤지펀드를 내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총자산 규모(AUM)는 지난달 말 현재 5조6126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약 4년 전인 2012년 9월 7884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3조원을 돌파한지 6개월 만에 다시 3조원 가깝게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사업에 대한 비중을 각 증권사 또는 운용사가 얼마나 두고 있는지와 차별화된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운용인력, 위험관리, 트랙레코드(실적)는 각사별로 천차만별"이라며 "헤지펀드에 참여한다고 해서 모두가 전문성을 발휘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수료 체계에 대한 부분도 지켜볼 부분이다.

특히 재간접펀드의 경우 운용사는 물론 사모펀드에도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수익률에 따라서는 오히려 헤지펀드의 실제 수익이 더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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