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카드사와 연 1천3백억 상생... "전통시장 황폐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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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카드사와 연 1천3백억 상생... "전통시장 황폐화 우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1.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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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과 상생' 구호 무색... 과도한 마케팅비 투입, 소비자 유혹
사진=픽사베이

지난 9일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재벌에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대형마트에 제공되는 과다 마케팅 비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통신사나 정유업과는 달리 대형마트에 제공되는 비용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큰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김한표의원(경남 거제시)은 지난 9일 “카드사가 적자를 보면서까지 수천억원을 쏟아 부으며 재벌의 사업영역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중 카드사들이 마케팅비를 가장 많이 제공한 곳은 이마트로 지난 한 해 1,284억원이었다. 가맹점수수료 수입과 비교해 봤을 때 69.6%로 빅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마트 다음은 홈플러스 740억원, 롯데마트 440억원 순이었으며 가맹점수수료 수입의 각각 56.9%, 50.4%로 확인됐다.

카드사들이 대형마트와 통신사, 주유소 등에 쏟아 부은 마케팅 비용은 연간 1조 2천여억원에 달한다. 그 중 대형마트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2,464억원 가량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입(4,019억원)의 61%에 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수수료 수입에서 마케팅 비용과 밴수수료 등 제반비용을 제하고 나면 카드사의 수익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대형마트는 지난 한해에만 21조 2,847억원에 달하는 등 거대한 매출액을 무기삼아 카드사에게 각종 혜택을 요구한다.

일정금액 이상 결제시 소비자에게 라면이나 휴지 등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특정카드 결제시 반값할인 등의 프로모션에 소요되는 비용만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비용은 소비자의 동선을 자연스레 대형마트로 유도한다.

카드사와 대형마트가 소비자 혜택이라는 포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골목상권과의 상생에 역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서민경제를 살리는데 앞장 서겠다며 전통시장에 상생기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청년몰이나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전통시장 입점 등을 통해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와 맞손을 잡고 소비자 혜택을 늘리며 소비자를 흡수하는 행동은 이마트가 외치는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

올 한 해 정부가 환경개선과 마케팅 등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입한 세금은 2,762억원 규모이다.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카드사와 대형마트가 맞손을 잡고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정부사업에 훼방을 놓고 있는 꼴"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전국상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15일 “카드사의 과당경쟁과 대형마트의 탐욕이 빚어 낸 결과물로 이러한 마케팅은 가맹점의 양극화를 부추긴다”고 지적하며 “대형마트가 상생을 바란다면 카드사와 잡은 손을 놓아야 하고, 카드사 또한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전통시장 활성화 비용으로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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