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 이어 ‘어르신’ 상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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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 이어 ‘어르신’ 상품이 뜬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1.0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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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씹기 편한 음식 개발, 정부는 고령자 음식 KS기준 마련

2017년 ‘혼족’에 이어 2018년 트랜드로 ‘어르신’이 주목되고 있다.

인구의 13.1%(2015년 기준)가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우리나라는 이가 불편하거나 이가 아예 없는 고령자들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뜻하는 ‘고령친화식품’의 개발·보급이 시급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

이러는 사이 기업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급식기업 아워홈은 최근 효소를 활용해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음식물 연화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육류·떡류·견과류 등을 부드럽게 만드는 기술로 치아가 약한 사람에게 제격인 기술이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에서 고령자를 위해 개발한 부드러운 떡의 물성과 맛에 대해 심층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아워홈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포화증기 연화식 조리' 기술을 개발했고,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Greating Soft)'를 출시했다.

포화증기 조리란 고압·고열로 조리해 식재료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질감은 더욱 부드럽게 조리하는 기법이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고령 소비자가 씹고 삼키기 편하도록 부드러우면서도 미각·시각적 측면에서 품질은 뒤처지지 않는 식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버푸드용 식자재를 노인 관련 시설에 공급하는 서비스를 실시하는 식품업체도 늘고 있다. 풀무원의 식자재 유통 기업인 푸드머스는 지난 5월 실버케어 업체와 협약을 맺고 노인 시설에 식자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영양 공급과 면역력 증강'을 내세운 실버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렇게 어르신 상품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6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677만5000명아더, 전체 인구의 13.6%에 달한다. 이미 유소년 인구(0~15세·677만명)를 추월했다.

우리나라 보다 고령화 국가로 일찍 들어선 일본은 이미 노인 급식부터 실버푸드 배달 서비스까지 산업이 활성화 돼 있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532억엔(약 5200억원) 규모이던 실버푸드 배달 서비스는 2015년 1000억엔(약 9800억원) 규모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은 일본처럼 이미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어르식 상품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마련한 고령친화식품 KS 제정안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치아섭취단계(1단계), 잇몸섭취단계(2단계), 혀섭취단계(3단계) 등 3단계로 구분된다. 또 각 단계별 음식물의 경도(단단한 정도)와 점도 등도 상세하게 규정된다.

표=농림축산식품부

향후 기준이 확정되면 고령친화식품에는 식품의 경도와 점도 등에 따라 ‘단계1-약한 치아 섭취 가능’, ‘단계2-잇몸 섭취 가능’, ‘단계3-혀로 섭취 가능’ 등의 표시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고령친화식품’을 ‘치아부실 및 소화기능 저하 등을 겪는 고령자의 신체적인 특성을 감안하고 기호에 적합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먹기 편하게 가공한 식품’으로 정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7일 오후 서울 aT센터에서 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 토론회를 열고 KS 제정안을 소개하고 고령친화식품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고령친화식품 KS 기준을 연내에 확정, 공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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