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구, AI와 스타 대결서 4:0 압승… "AI '4드론 운영' 버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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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구, AI와 스타 대결서 4:0 압승… "AI '4드론 운영' 버그 수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1.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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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 “인공지능 점수 'F' 주기도 아깝다”
송병구 “AI말고 그냥 컴퓨터가 낫다” 일갈

인간과 인공지능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인간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알파고 이후 인간과 기계의 최대 대결로 주목받았지만 인공지능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세종대·세종사이버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오늘(31일) 펼쳐진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프로토스)와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 송 선수가 4대0의 완승을 기록했다.

이날 송 선수는 세종대 김경중 교수가 개발한 MJ 봇(3위), 세계 AI 스타크래프트 대회 1위를 기록한 호주의 'ZZZK 봇', 2위인 노르웨이의 'TSCMO', 6위인 페이스북의 '체리 피' 등 총 4개의 국내외 AI와 맞붙었다.

송 선수는 빌드, 전술, 전략, 컨트롤 등 모든 부문에서 인공지능을 압도했다.

인공지능은 경기 내내 답답하고, 무기력했다. 특히 4드론 운영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자살 빌드로 경기에 나서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첫 경기는 테란과의 대결이었다. 송 선수는 1게이트 2질럿 찌르기, 사업 드라군, 셔틀리버 빌드 전략으로 GG를 받아냈다. MJ 봇(테란)은 입구를 막고 5마린, 1팩, 더블커맨드 빌드를 올렸다.

송 선수의 1질럿, 1프로브로 공격을 MJ봇이 마린 컨트롤을 통해 1프로브를 잡고 빠지자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활약상은 딱 거기까지였다.

송 선수는 MJ봇 본진 입구 언덕에서 시야를 밝히고, 2드라군이 마린을 6번 공격할 때 MJ봇은 가만히 있었다.

또, 셔틀 리버로 공격을 개시하자 진형을 갖추지도 않고 유닛을 뭉쳐 대응하다 리버에 몰살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리버는 39킬을 기록했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무기력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병구 선수와 MJ봇의 1경기 모습. 리버가 시야에 나타나 스크랩을 발사할 때까지 MJ봇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진=경기 화면 캡처

큰 피해를 입은 MJ봇은 상식적으로 방어를 해야 했지만 송 선수의 정면 공격 찌르기 유혹 한 번에 모든 유닛을 공격하다 전멸 당하고 패배했다.

2번째 경기는 호주의 ZZZK 봇(저그)과 치러졌다. ZZZK는 ‘4드론 운영’ 빌드로 경기를 치렀다. 한 번에 저글링 6기를 뽑지 않고, 저글링과 드론을 같이 뽑았다.

‘4드론’ 전략이란 저그가 처음 주어진 일꾼 4마리로 ‘저글링’이라는 유닛 6마리를 만들어 공격하는 전술이다. 초반 자원을 모두 공격 유닛에 투자해 극도로 가난해져 실패하면 사실상 패배로 이어지는 도박 전술이다. 스타크래프트의 모든 전략‧전술 중 가장 빠른 공격 전술이자 가장 도박적인 전략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4드론 공격 전략을 실행 한 후 공격 유닛이 아닌 일꾼을 만들어 운영 전략으로 선회했다. 사실상 버그 수준의 경기력이었다.

송병구 선수와 호주 AI ZZZK의 2경기 모습. ZZZK는 4드론 공격 전략을 펼쳤지만 일부 저글링이 전투에 합류하지 않고, 건물만 공격하고 있다. 사진=경기 화면 캡처

송 선수는 프로브와 1질럿으로 아무런 피해 없이 방어에 성공했다.

3경기인 노르웨이의 TSCMO(저그)도 똑같이 드론과 저글링 같이 뽑는 4드론 운영 빌드로 나섰다. 송 선수는 질럿으로 막고 공격을 감행해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송병구 선수와 노르웨이 AI 'TSCMO'의 3번째 경기. 'TSCMO'는 4드론 전략을 빼내 들었지만 드론을 뽑고 있다. 사진=경기 화면 캡처

4경기는 페이스북의 '체리피'(저그)였다. 역시 4드론 운영 빌드를 선택했다. 저글링과 드론을 함께 뽑았다. 1게이트 상황에서 저글링 8기가 들이닥쳤지만 송병구는 프로브와 질럿1기로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았다.

송병구 선수와 체리 피(페이스북 개발) 봇의 4경기 모습. 4드론 공격 빌드를 선택했지만 자원 최적화를 위해 추가 드론을 뽑지 않았고, 저글링도 4기만 뽑고 있다. 사진=경기 화면 캡처

이후 송 선수는 스타게이트에서 공중유닛인 스카우트를 생산해 GG를 받아냈다.

유저들은 송 선수가 인공지능을 가지고 놀았다고 표현했다.

송병구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송 선수는 “(1경기 후) 뒤에 세 게임은 처음 빌드부터 많이 부족했다. 여유있게 게임했다. 저그는 솔직히 좀 기본 일반 컴퓨터가 더 나았던 것 같다”며 “컨트롤면에서 가장 차이가 났다. 개발하는 쪽에 프로게이머가 참여한다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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