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탈 여의도스타일' 삼성증권의 7년 주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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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탈 여의도스타일' 삼성증권의 7년 주기 이사
  • 김진황 기자
  • 승인 2016.08.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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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창립 이후 1995~2016년 7년마다 본사 옮겨
7년뒤 2023년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시장경제신문

삼성증권이 '삼성의 심장' 서초사옥으로 본사를 옮긴다. 태생부터 여의도 증권가를 멀리했던 삼성증권은 종로와 태평로 생활을 접고 강남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그동안 삼성증권은 7년 주기로 이사를 다녔다는 점이 흥미롭다.

삼성증권은 내부적으로 올해 말 서초사옥 입주로 가닥을 잡았다. 법인의 본사이전인 만큼 이사회를 통해 확정이 된 이후 외부에 이를 공식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사내에서 이사 후 공간배치 등에 대한 설문과 계획수립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증권의 본사 이전은 타 증권사에 비해 잦은 편이다. 물론 그만큼 역사가 오래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고, 타 증권사들 처럼 상징적인 본사 건물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삼성증권이 출범 이후부터 타 증권사와 달리 여의도에 없었다는 점, 그리고 7년 주기로 본사건물을 옮겨왔다는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삼성증권의 역사를 되돌려보면 출범은 1992년이다. 삼성그룹이 1992년 11월 옛 한일투자금융을 편입하면서 부터 삼성증권은 탄생했다.

이후 1995년 중구 을지로2가 내외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7년마다 살림살이를 옮기는 일도 그때부터 시작된다.

내외빌딩에 머무는 동안 런던과 뉴욕, 홍콩 등에 현지법인을 개설하고, 국내 최초로 뮤추얼 펀드를 판매하며 지금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을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삼성투자신탁증권도 흡수합병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이후 7년이 지난 2002년 12월에 삼성증권은 종로타워로 사옥을 이전한다. 이곳에서 삼성증권은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게 된다.

당시 삼성증권은 토종 증권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명목과 함께 외국계 증권사 중 단 한 곳도 여의도에 자리잡은 회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의도가 아닌 종로에 터전을 잡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개인 위탁매매 사업을 벗어나 글로벌 IB로 일찌감치 방향을 잡았던 셈이다.

종로타워로 본사를 옮긴 동안에는 Wrap 상품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IB와 제휴체결을 통해 삼성에 걸맞는 1등 브랜드로 가치를 키웠다.

다시 7년이 지난 2009년 12월, 삼성증권은 태평로 삼성본관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삼성본관은 삼성그룹의 상징과 다름없는 건물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본사 사옥으로 사용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삼성증권은 당시 삼성그룹의 글로벌 성장스토리가 담겨있는 태평로 본관의 이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삼성본관 이사 직후에도 삼성증권은 안정적으로 업계의 선두를 지켜왔다. 특히 지금의 삼성증권을 존재하게 한 대표 자산관리 브랜드인 'POP'을 런칭한 시점이 2009년이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안팎으로 부침을 겪었고, 경쟁사들은 M&A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월을 하며 규모에서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본관 이전 만 7년을 맞는 올해 12월, 삼성증권은 또 다시 이사한다.

내외빌딩, 종로타워, 삼성본관 등을 7년 주기로 돌며 회사를 키우기도했고, 어려움을 맞기도 했던 삼성증권이 다시 7년만에 실시하는 이사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삼성증권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도, 아니면 전혀 다른 출발을 할 수도 있는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심장 서초사옥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외부 평가가 긍정과 부정으로 또렷하게 나눠져 엇갈린다.

서초사옥 이전 이후 7년 뒤인 2023년에도 삼성증권이 다시 본사 이사를 계획하며 더 큰 도전을 꿈꾸고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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