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벌어도 맘 편한게 제일"... 나홀로 창업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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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벌어도 맘 편한게 제일"... 나홀로 창업 크게 늘었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0.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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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에서 대표 나홀조 창업족인 푸드트럭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

“아르바이트 쓰면 인건비 나가고, 제대로 일할 사람 만나기도 힘들어요. 차라리 나혼자 벌 수 있는 만큼 작은 점포 운영하고, 그 돈으로 알뜰하게 재밌게 사는 게 마음이 편해요”

김선형(35) 씨는 지난 9월1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8평짜리 일본식 선술집을 창업했다. 타깃 고객층은 20~40대 솔로족들이다. 가끔씩 커플이 와서 술을 한잔 하고 가지만 김 씨는 이들보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을 더 선호한다. 김 씨의 점포 한 달 매출은 400만원 정도 나온다. 각종 식재료, 가게 운영비, 임대료, 대출비 등을 제하고 나면 김 씨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다.

김 씨는 수입이 200만원 밖에 벌지 못하지만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 씨는 “직장인 일 때 4대보험과 세금 떼고, 통장에 찍히는 돈은 260만원 정도였다. 약 60만원 정도를 손해보는 것이지만 상사의 업무지시와 승진 경쟁 등의 스트레스가 없고, 무엇보다 내가 쉬고 싶을 때 쉬는게 너무 좋다. 직장일 때보다 지금이 훨씬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김 씨처럼 나홀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3만2천명(0.8%) 늘어난 413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0월 414만7천명을 기록한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자영업자도 크게 늘었다. 1인 남성 청년가구(20~34세)의 경우 자영업자 종사자 비율이 12.2%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7.4%에서 4.8%P 늘어난 수치다. 취업을 포기한 2030 열명 중 한명이 창업에 나선 셈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6년 6월 이후 1년 3개월째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대조를 이룬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1년 전보다 3만5천명 감소하면서 전체 자영업자 수도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비해 실업 등 비자발적인 사유에 따른 생계 목적 창업이 많은 편이다.

이와 동시에 상용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6월 31만6천명, 7월 38만8천명, 8월 46만명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일부 자영업자들이 안정적인 상용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반면 상용직은 늘고 있어 전반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자영업자 중에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만 늘어나는 등 오히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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