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로 폭리 취하는 신생 가맹업체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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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로 폭리 취하는 신생 가맹업체 주의해야”
  • 김진황 기자
  • 승인 2016.08.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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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 분쟁 전문 배선경 변호사 인터뷰
초반 많은 가맹점 모집했다가 파산... 투자금 배상받지 못해
▲가맹사업 분쟁 전문 배선경 변호사가 서초구 법무법인 호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폭리를 취하며 가맹본부로서 능력이 없는 신생 업체를 주의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1300여 개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팽창한 만큼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맹사업 분쟁 사건을 전문으로 맡고 있는 배선경 변호사는 "인테리어 비용 폭리부터 시작해 재료비 폭리, 광고비 강요, 일방적 계약 해지 등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의 사무실 책상에는 진행 중인 소송 서류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배 변호사는 “퇴직금으로 어렵게 장사를 차린 중산층들의 돈을 승소해 되찾아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초구 검찰청과 담 하나 사이에 위치한 배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가맹사업 분쟁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어봤다.

 

▶ 최근 어떤 종류의 프랜차이즈 분쟁이 많은지요?

- 가맹본부는 인테리어 비용 등의 '목돈'을 만지고 싶어 합니다. 가맹점의 장사가 잘 되는 경우, 본사가 가맹점의 장사를 그만두게 하고 새로운 가맹점 입점시키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맹점의 장사가 안되는 경우, 가맹점주는 계약 기간 종료 전 계약 해지를 원하게 되는데, 이 때 가맹본부는 점주를 묶어두기 위해 계약 조항을 이용해 손해배상 청구를 하곤 합니다. 이 또한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부분입니다.  

이 밖에 가맹본부로부터 정보 공개를 받지 못한 가맹점주들이 나중에 이 사실 알고 계약 해지를 원하지만 계약해지는 불가능합니다. 이같은 요소들은 가맹점 계약 전에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사항들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법 제도 중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가맹사업법은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맹 본부들은 가맹사업법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가맹사업법 계약위반 때 시정명령이 내려지는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상응하는 벌금이 부과돼야 합니다.

또 가맹사업법이 적용되지 않는 섬세한 영역에서 부조리가 일어납니다. 가맹 본사에 가게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 경우 감리비로 폭리를 취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계약 전에 가맹점주들에게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많은 가맹점주가 계약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 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까요?

- 10년 전만 해도 인테리어 비용으로 목돈을 받고 도망치는 가맹본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맹사업법이 만들어졌고 이제 그런 상황은 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가맹본부로서 지도 감독 능력이 없는 본사가 인테리어 비용으로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신생 가맹본부에서 많이 일어납니다. 초반 많은 가맹점을 모집했다가 파산하는 경우 투자금 조차 배상받지 못하게 됩니다. 
 

 

▶가맹점의 수익률이 악화될 경우 본사가 고통분담을 해줄 수 있는 법적 제도는?

-본사의 고통부담을 위한 법적 제도는 없습니다.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이 늘어야 매출이나 유통이 유지되고 경쟁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본사가 수익률 떨어지는 가맹점을 직접 인수해 직영으로 운영하거나, 차액을 금전이나 재료비에서 제외해 가맹점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이 경우 역시 자금이 탄탄하지 않은 중소 가맹 본부는 불가능합니다.

 

▶대표적 가맹 사업 사기 유형과 법적인 보호 제도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요?

-대포 카드로 매출액을 부풀려 8,000만원짜리 커피숍을 1억5,000만원에 분양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점포 판매를 결심한 주인과 컨설팅 회사가 비싼 매매가를 받기 위해 편법으로 매출액을 불린 사례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매매가와 공시지가가 있으므로 시세를 속일 수 없습니다. 가맹점의 경우 매출액이 매매가에 적용됩니다.

매출액 허위로 꾸며내면 법적 증명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컨설팅 회사를 통한 점포 매매를 추천하지 않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노예 계약을 피하기 위한 주의 사항이 있다면?

- 편의점을 개업하고 온 식구가 주야로 근무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이 때 이익이 가족들의 인건비도 안 되는 300만원이었습니다.

창업 전 '이익'을 계산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입니다. 가맹점주는 계약 과정에서 매출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매출에서 재료비, 인건비, 공과금, 세금, 임대료 등을 제외한 '이익'이 중요합니다.

이익 산출 과정에서 재료비는 판매가의 50%로 측정하는 게 적당하다고 봅니다. 가맹 본사가 재료비를 인상해 이익을 남긴다는 것도 알아둬야 하며, 매년 상승하는 가게 임대료도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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