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 없는 방' 14일 개막, 주인공 아들 美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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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콘 없는 방' 14일 개막, 주인공 아들 美서 온다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7.09.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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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어콘 없는 방'(원제: 유신호텔 503호)이 오는 14일 개막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신작 '에어콘 없는 방'을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2016년 제6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 상해, 미국에서 살았던 실존인물 '피터 현'(1906~1993)에 대한 이야기다.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아버지의 국립묘지 안장행사를 치루기 위해 해방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피터 현의 혼란과 분열을 다룬다.

피터 현은 3‧1 운동기 한국 독립운동을 상하이와 전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의 아들이자 '박헌영의 첫 애인', '한국판 마타하리'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평양에서 박헌영과 함께 처형된 앨리스 현의 동생이다.

현순 가족사진(로스앤젤레스, 1948년) ⓒDavid Hyun_출처[현앨리스와 그의 시대(정병준 지음, 돌베개, 2015)]

특히, 오는 23일 오후 3시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대담에서 주인공의 아들 더글라스 현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이날 더글라스 현은 고영범 극작가와 이성열 연출가, 조만수 드라마터그가 함께 아버지의 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미국에서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더글라스 현은 "아버지의 생애와 그가 남긴 두 권의 자서전 '만세!'(1986)와 '신세계에서'(1991)가 연극 작업에 창조적인 영감을 준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며 이번 공연에 깊은 관심을 전해왔다. 

또, 자신이 쓴 희곡이 무대에 오른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고영범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미 극작가로 '태수는 왜?'로 정식 데뷔해 '이인실', '방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1930년 시빅 레퍼토리 극장을 시작으로 칠년 간 미국에서 활동했던 연극 연출가 ‘피터 현’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조국을 떠나 이민자로서 연극 작업을 해온 고 작가의 정체성과 맞닿아있다.

'에어콘 없는 방'은 1975년 8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하룻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대 위에는 에어콘조차 없어 답답한 열기로 가득한 좁은 방만이 존재한다. 그 방 안에 갇힌 피터 현의 80여 년 인생과 함께한 개인의 지독한 고독과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연출은 극단 백수광부 대표이자 상임연출인 이성열이 맡았다. 연극 '레드'(2016), '만선'(2013)에서 한 인간의 집념을 극한으로 보여주며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던 한명구를 비롯해 홍원기, 민병욱, 김동완, 김현중, 최원정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한국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남산예술센터를 자세히 살펴보고 실제 무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극장투어 '어바웃스테이지'는 23일 오후 12시부터 약 1시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또, 이음 출판사와 함께하는 '이음희곡선 시리즈' 발간도 이어진다. '에어콘 없는 방' 희곡선은 공연 개막일에 맞춰 출간돼 극장 로비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4일부터 판매한다

티켓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티켓,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석 3만원, 청소년·대학생 1만8천원. 문의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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