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pick] 롯데온·GS·BGF는 왜 새벽배송戰서 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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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롯데온·GS·BGF는 왜 새벽배송戰서 패했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8.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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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GS·BGF 등 줄줄이 새벽배송 철수
철수 이면에 '수요감소'... 결국 '규모의 경제'
3강만 남은 새벽배송... 코스트코·이랜드 참전
미래먹거리 매력있지만... 후발주자 진입 쉽지않아
사진= SSG닷컴
사진= SSG닷컴

치열해지는 유통업계 배송경쟁이 최근 엇갈리는 양상을 띄고 있다. 새벽배송에 앞다퉈 뛰어들던 기업들 중 일부가 당일배송으로 선회하고 있다. 업계는 배송 서비스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수요'와 '비용'을 꼽았다. 즉, 수요가 없으니 비용 효율이 낮아지는 것이 철수의 이유다. 

새벽배송에 야심차게 진출했던 업체들이 올해 줄줄이 철수를 선언했다. 롯데온과 BGF가 올해 2분기에 철수한데 이어 GS리테일의 GS프레시몰과 밀키트업계 1위 프레시지도 지난달 철수했다. 현재 새벽배송은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3곳만이 남았다.

새벽배송에 뛰어든 기업들의 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내에 네이버쇼핑과 코스트코코리아는 신규로 진입할 계획이다.  

철수한 기업들의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온의 경우 롯데쇼핑의 거버넌스를 떠안으면서 손익기준이 바뀐 것이 적자를 키웠다. 이는 새벽배송 부담 가중의 원인이 됐다. 

GS프레시몰도 올해 3월만해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충청권과 영남권 등 지방 권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당일배송으로 선회했다. 추가 인건비와 야간배송을 위한 포장재 비용이 이유다. BGF리테일도 새벽배송이 비용대비 효율내기 어렵고, 시장이 포화된 수도권에서는 더 어렵다는 이유로 철수했다. 

주요 업체들이 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수요가 적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새벽배송은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후발주자인 롯데온, GS프레시 등은 결국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 적자를 키운 이유로 지목된다. 

반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당일배송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로 인해 별도의 물류창고 설립과 배송 비용이 드는 새벽배송보다 오프라인 점포 인프라를 활용한 당일배송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주문 즉시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TV광고를 시작했다. GS리테일 역시 지난달 31일부로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당일배송 서비스 확대한다. 

이마트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 올해 4월 서울 논현동에 물류센터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오픈하고 물류센터 2~3km 이내 지역 소비자에게 상품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근거리배송 시범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롯데마트도 바로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를 첫해 9개로 시작해 최근 30개까지 늘린데 이어, 최종적으로 5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콜드체인 풀필먼트와 야간배송 인건비, 재고부담 등 비용부담이 상당하다"며 "물량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이익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 오프라인 인프라를 가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효율이 좋은 당일배송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쑥쑥크는 새벽시장... 잠재력 크다

새벽배송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는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시점이 오면 이익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실제 새벽배송 시장은 2019년 8,000억원에서 올해 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12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비록 지금은 적자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어느 시점이 되면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문제로 철수하는 업체도 있지만 성장 잠재력을 보고 신규 진출하거나 확대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대규모유통법 개정으로 온라인 배송 제한이 풀리면 새벽배송을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에 국한된 것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전국에 있는 15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전국 단위로 확대할 수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5월부터 CJ대한통운과 계약하고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 신선·냉장식품 60개 품목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으며, 매일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된다.

업계는 신선식품 위주인 새벽배송에서 코스트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고객 충성도가 높은 만큼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도 올해 4월 콜드체인업체 팀프레시와 손잡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신선제품, 유제품, 가공육류, 웰빙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쿠팡, 마켓컬리, SSG가 선점한 시장에서의 경쟁이 녹록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미래먹거리로 매력은 있지만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으로 하기엔 쉽지 않다"며 "향후에도 현재 3강 위주로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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