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최저가 치킨' 공세에... 영세 가맹점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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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최저가 치킨' 공세에... 영세 가맹점주들 '한숨'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8.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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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통큰치킨' 재현... 홈플러스, 6천원대 치킨 내놔
배달비·튀김유 올린 교촌·bhc 치킨 불매운동 업계 전체로
가맹점주들 "매출 걱정에 최저가 치킨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일각에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막는 제도적 장치 필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배달비와 튀김유를 인상한 교촌치킨과 bhc치킨을 대상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점점 거세지면서 타사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도 매출감소 피해가 커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대형마트가 6,000원대 최저가 치킨을 내놔 프랜차이즈에 적지 않은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Boycott Franchise Chicken)'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포스터를 기반으로 만든 치킨 불매운동 포스터다. 해당 포스터 하단에는 '주문 안 합니다', '먹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 '통큰치킨을 잃고 12년, 치킨값 3만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라고도 적혀있다.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롯데마트가 5,000원에 판매했던 것으로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할인 자제 요청과 치킨 프랜차이즈의 존재를 위협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자취를 감췄다.

앞서 상당수의 교촌치킨 가맹점이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고, bhc치킨이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튀김유 가격을 인상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 불매운동의 발단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이 소식이 확산되면서 불매운동이 전체 치킨 프랜차이즈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치킨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 6,990원짜리 '당당치킨'을 내놨다.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치킨이 나오면서 출시 18일만에 16만 마리가 넘게 팔렸다. 특히 초복을 맞아 지난달 16일엔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4,990원 특가로 판매했다. 소비자들은 당당치킨을 사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이른바 '치킨 런'을 연출하기도 했다. 

홈플러스가 판매하고 있는 '당당치킨'.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판매하고 있는 '당당치킨'. 사진=홈플러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홈플러스 당당치킨 정부에서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당치킨이 치킨업계 무너뜨린다"는 글들이 올라온 상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계속돼 왔다"면서 "하지만 대형마트들 사이에 가격 경쟁이 심화되자 고객 유치를 위해 국민 간식인 '치킨'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형마트의 '최저가 치킨'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배달비, 튀김유 등이 폭등해 안 그래도 힘든데, 왜 가맹점주들이 또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형마트의 최저가 치킨 소식을 들은 순간 '망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 역시 "치킨 프랜차이즈 불매운동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인데, 대형마트에서 최저가 치킨까지 내놓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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