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는 '취임 100일'... 11번가 하형일 대표, IPO 미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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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는 '취임 100일'... 11번가 하형일 대표, IPO 미루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6.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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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아마존·애플 등 차별화 역점
애매한 아마존 효과... 전년과 차이 없어
연속 고배 마신 SK스퀘어... 11번가 상장 주력
신중한 11번가... 주관사 선정 늦어져
11번가 하형일 대표. 사진= 11번가
11번가 하형일 대표. 사진= 11번가

내달 1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11번가 하형일 대표가 그동안 매출과 수익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쳤지만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성공적인 IPO(기업공개) 임무도 눈앞에 놓인 상황이다. 최근 SK자회사인 SK쉴더스, 원스토어가 상장을 실패했다. 때문에 다음 차례인 11번가의 상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전 100일보다 다음 100일이 더 중요한 하 대표다.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 시기에 급성장 했지만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쿠팡과 네이버가 상위권을 선점한 상태에서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3강 구도가 형성됐다. 티몬과 위메프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상위권 진입은 요원하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에 아마존과 손을 잡으면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또 애플을 비롯한 대형 브랜드와 업무 제휴를 확대하며 타 이커머스와 차별에 역점을 뒀다.

업계는 아직 11번가의 아마존 효과는 애매하다고 평가한다. 아마존 스토어는 지난해 8월 오픈했지만 연간 매출액 5,000억원대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아마존 서비스 직후 지난해 9월 991만명인 11번가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달 952만명으로 줄었다. 상품 수가 미국 아마존에 비해 현저히 적은 데다 제품 설명, 리뷰 등의 한글화 서비스도 소비자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 이용자 감소 이유로  꼽힌다.

11번가의 업계 점유율 반등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1번가의 업계 점유율은 6% 수준으로 ▲네이버(17%) ▲SSG닷컴(15%) ▲쿠팡(13%) 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타 이커머스에서도 해외 직구가 보편화된 만큼 11번가가 아마존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K스퀘어 대표 겸직한 하형일, 책임 막중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에게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올해 절반도 안 남은 상황이지만 상장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 분위기는 좋지 않다. SK자회사인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잇달아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다음 순서인 11번가의 상장도 불안하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11번가 이후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가 예정돼 있어 상장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로 계열사 상장을 주도하고 있는 SK스퀘어는 11번가 하형일 대표를 CEO 겸직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상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 대표는 SK텔레콤에서 ADT캡스 인수, 티브로드 인수합병,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투자 유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꼽힌다. SK스퀘어가 하 대표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성장 잠재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11번가는 최근 판매량이 높은 제품에 대한 직매입을 확대하고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송 경쟁력에 힘을 주고 있다.

또한 라이브 커머스, 아마존웹서비스 도입, 동영상 리뷰 등을 확대하며 소비자 소통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동영상 리뷰는 지난해 약 460만건이 등록돼 전년(약 43만건)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 대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11번가는 올해 5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주관사 결정을 미루고 있다. 침체되는 증시 상황을 보며 추이를 살피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IPO일정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함과 긍정적 요소가 모두 있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당장 IPO를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1번가가 내세우고 있는 아마존 협업도 이전보다 극대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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