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스위스 시계 한국만 '불티'... 10억짜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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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위스 시계 한국만 '불티'... 10억짜리도 나왔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8.29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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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시계 불황, 한국은 매출 1조 증가 호황 중
현대百, 10억 6000만원대 ‘오데마 피게’ 첫 선
신세계百은 31일까지 600억 규모 '명품시계 박람회'
오데마 피게 매장 직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서 국내 단 한 점 입고된 10억6000만원 대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명품 시계의 대명사 ‘롤렉스’를 초라하게 만드는 초고가 명품 시계가 등장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지난 28일부터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에서 10억6000만원대의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시계’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롤렉스는 현재 네이버 쇼핑 기준으로 최고가가 2억1500만원이다. 롤렉스보다 5배 비싼 시계다.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시계’는 총 520개의 바게트 컷(길쭉한 사각형)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시계 몸통(케이스)과 테두리(베젤)에는 총 6.6개럿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80개가 박혀있고, 시계판(다이아몬드 76개·4.85캐럿)과 시곗줄(다이아몬드 364개·26.31캐럿)에도 크고 작은 440개의 다이아몬드(총 31.16캐럿)가 장식돼 있다.

네이버 쇼핑 기준으로 로렉스 최고가 시계. 사진=네이버 쇼핑

한국에 이같은 초 고가의 명품 시계가 판매 상품으로 등장한 원인은 세계 시계 시장이 불황이지만 유독 한국 시장만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계 시장규모는 2조7781억원이다. 이중 해외 수입시계의 비중은 2조5,836억원으로 90%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시계는 1274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6년 사이 수입 시계의 매출은 1조원 넘게 올랐다.

2011년 1조7,490억원에서 2012년 2조965억원, 2013년 2조2210억원, 2104년 2조3350억원, 2015년 2조5426억으로 6년새 무려 67%가 급등했다.

반면 국산시계는 2011년 1875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1274억원으로 6년새 32%나 떨어졌다.

스위스시계산업조합(FH)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176억 스위스프랑(CHFㆍ약 19조7292억원)으로 2015년 215억 스위스프랑(약 24조1000억원)보다 10% 가량 줄었고 중국도 시진핑 정부들어 부패척결운동을 하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스위스시계산업협동조합이 발표한 2016년 주요국가별 시계매출 현황. 표=스위스 시계산업협동조합

신세계백화점은 이러한 시계 시장 증대를 반증하듯 지난 25일부터 오늘 31일까지 7일간 ‘럭셔리 워치 & 주얼리 페어’ 즉, 시계·주얼리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총 34개 브랜드에서 참여하며 상품가치만 약 600억원 어치다.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김영섭 상무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럭셔리 시계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엔 예물시계 중심으로 고가 시계 하나만 갖추던 남성들이 시계를 가장 화려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면서 2~3개 이상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고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명품 시계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롤렉스나 파텍 필립 등 일부 명품 시계는 소량 생산되는 '희소성'이 있어 중고 가격이 새로 산 시계보다 더 오르는 현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워치·주얼리 장르 실적을 살펴봐도 매년 20% 가량 신장하고 있으며 백화점 전체 실적과 비교해도 2~3배 이상 높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손꼽히는 스위스의 파텍필립시계(32억원). 사진=파텍필립

시계 수입업체들의 마케팅 경쟁도 불이 붙었다.

국내 일간지에 스위스의 고가시계인 파텍필립(PATEK PHILIPPE), 아이더블유씨(IWC), 로렉스(ROLEX) 등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중 파텍 필립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32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고가의 명품 시장 시계가 성장하자 그늘도 함께 늘고 있다.

고가의 시계를 랜덤박스에 넣었다고 허위광고한 업체 영업정지와 수 천 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더블유비(WB, 워치보이), ㈜우주그룹(우주마켓), ㈜트랜드메카(타임메카) 등 3개 사업자는 실제로는 제공하지 않는 상품을 랜덤박스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며 WB와 우주그룹, 트랜드메카에는 각각 550만원, 800만원, 550만원 등 총 19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했다.

랜덤박스는 시계, 향수, 화장품 등의 제품을 무작위로 상자 안에 넣은 후 이를 일정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구매가보다 높은 가격의 제품이 들어있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의 확률이 더 높아 사행성이 짙다.

트랜드메카와 우주그룹, WB는 이중 시계 랜덤박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로 일반 시계제품과 랜덤박스 등을 판매해 지난해 각각 343억400만원, 67억9700만원, 56억9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판매 홈페이지를 통해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팝업 등의 형태로 공표시키고, 90일 동안 랜덤박스를 판매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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