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파행 거듭 BNK금융 인선… 낙하산 꽂으려 시간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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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파행 거듭 BNK금융 인선… 낙하산 꽂으려 시간끄나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8.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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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융 낙하산 논란, 누구를 위한 'BNK'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권에 불어 닥치는 대표적인 적폐는 보은성 낙하산 인사이다.

적폐청산이라는 촛불을 등에 업고 권력을 잡은 현 정부이건만 대선과정에서 짊어졌던 부채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 한 모양이다.

취임한 지 이제 100여일 남짓 됐건만 금융권에는 벌써부터 낙하산 논란이 시끄러운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13일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새 회장 선출을 결정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상공계, 부산시, 부산시의회, BNK부산은행 노조 등은 40여 일째 '낙하산 저지'로 들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BNK금융그룹의 회장 최종 후보 선정이 수차례에 걸쳐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7일에 이어 21일 회의에서도 부산은행 노조 등이 '부적격 낙하산 인사'로 규정한 김지완 전 하나대투증권 대표 등 3명 가운데 1명을 선정하지 못하고 9월 8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이번에도 임추위원들이 김 전 대표와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을 각각 지지하며 3대3으로 의견이 갈려 결론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종 후보로 되기 위해서는 출석 임추위원의 과반수를 넘는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양측의 의견이 팽팽해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결론이 나지 않아 추후 재논의키로 했다’는 공식입장만을 표명한 상태이다.

이로써 9월 8일 주주총회 인준을 거쳐 새 회장이 공식 임명될 예정이었으나 회장 임명 역시 9월 27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9월 8일 재논의키로 했다는 내용을 두고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정치권에 밝은 한 인사는 박 대행의 무결점이 ‘낙하산 인사’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개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 인사들이 옷을 벗고 나가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관행이 많이 줄어 들어 정권차원에서 보은인사를 단행하려 해도 당사자가 버티면 여의치 않다는 것.

박 대행에 대해서 무결점 인물이라고 진단하는 것도 정권차원에서 이미 사정기관을 동원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점을 찾지 못해 ‘낙하산투입’이 뒤로 미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9월 8일 재논의 하겠다는 입장이 ‘시간벌기용’이라는 지적도 결국 박 대행에 대한 먼지털기가 여의치 않자 더 강력한 먼지털이개를 동원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각계각층의 여론이 빗발치자 김 전 대표를 지지하는 임추위원장 김영재(부산대 경측이다제학부) 교수가 여론 반전을 위해 멀찌감치 재논의 일정을 잡았다는 점도 ‘시간벌기용’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실어 주고 있다.

임추위는 양측의 의견 차이가 매우 첨예하고 주총 일정 등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으나 이를 수긍하는 사람들은 결정을 내린 당사자들 뿐이다.

‘적폐가 됐건 낙하산이 됐건 중요한 것은 BNK금융을 이용하는 지역의 소비자들과 지역에서의 BNK금융의 역할인데 작금의 BNK금융 회장을 둘러싼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새우싸움에 고래등 터지는 모양새’라고 비아냥 대는 금융권 고위 관계자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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