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연초 대비 46.5% 급등... 내년 고유가 이어질 듯
상태바
경유값, 연초 대비 46.5% 급등... 내년 고유가 이어질 듯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6.19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유 평균값 리터당 2110원대 돌파
한 달 넘게 연일 최고치 경신
수급난에 가격 상승세 지속
글로벌IB, 국제유가 전망치 상향
이달 1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달 1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리터당 21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고공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각각 2104.63원, 2112.50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경신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넘어선데 이어 한 달 넘게 날마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최근 경유 가격은 2020년 5월 평균 판매가격(1065.79원)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올랐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올해 1월 1일 각각 리터당 1623.79원, 1442.42원이었는데 5개월여 만에 각각 480원, 670원 넘게 상승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을 따져보면 경유는 46.5%로 휘발유(29.6%)의 1.5배가 넘는다.

국내에서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경유 가격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기름값 절약을 위해 경유차를 선택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괜히 디젤차를 샀다"는 후회와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시장에서 경유는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휘발유는 주로 승용차에, 경유는 화물차·굴착기·레미콘 등 산업용 장비에 사용되는데 1970∼1980년대 승용차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정부는 휘발유에 경유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며 정부가 1·2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단행하면서 경유에 붙는 세금이 높아졌다. 여기에 디젤 차량 판매 증가로 경유 수요가 늘면서 휘발유와 가격 차도 점차 좁혀졌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유 수급난 영향으로 경유 가격이 크게 올랐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 편인데 코로나 대유행으로 이동량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 시행, 산유국의 여유 생산 능력 부족, 낮은 세계 재고 수준 등을 이유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평균 유가를 종전 전망치보다 10달러 상향 조정, 배럴당 135달러로 제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반기에도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6∼8월) 도래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조치 완화 등 여파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