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팔 걷은 KB금융... 꿀벌 구하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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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팔 걷은 KB금융... 꿀벌 구하기 총력전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6.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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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78억마리 실종, 인류 식량 위기
'KB-Bee 프로젝트' 전사적 추진
'꿀벌의 경고' 영상 공개하기도
KB금융그룹 직원 가족들이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벌 키우기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제공

KB금융그룹이 국내외를 넘나드는 ESG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100대 금융기관 중 실효성 있는 탈석탄 정책을 수립한 기관 3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될 정도다. 윤종규 회장은 "ESG 중 환경(E)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최근 KB금융은 꿀벌을 주목하고 있다. 무려 약 78억마리의 꿀벌이 지난 봄부터 집단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은 꿀벌응애류와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꿀벌 실종 현상은 2006~2007년 사이 미국의 벌집 30% 이상이 사라지면서 처음 보고됐다. 전문들은 이를 벌집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고 정의했다. 비영리단체 BIP(Bee Informed Partnership)는 최근에도 연간 약 45%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꿀벌 실종은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꿀벌은 인류가 식량용으로 키우는 작물의 수분(受粉)을 담당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열매를 먹는 곤충과 초식동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의 약 75%가 꿀벌 등의 수분 매개에 의존한다. FAO는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87종을 생산하는데 꿀벌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위기에 KB금융은 'K-Bee'(케이비) 프로젝트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케이비 프로젝트는 꿀벌 관련 이슈를 발굴해 사회적 움직임으로 발전시키는 KB금융의 새로운 ESG 사업이다. KB금융은 지난 5월 '벌집군집붕괴현상, 꿀벌의 경고에 응답하라'라는 보고서와 함께 다양한 계획을 제시했다.

사진=KB금융 제공
사진=KB금융 제공

먼저 KB금융은 밀원수를 심기로 했다. 밀원수는 꿀벌의 식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까시나무, 헛개나무, 마가목, 옻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나무심기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강원도 홍천 지역에 꿀벌을 위한 밀원숲을 조성키로 했다. 향후 4년간 10만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밀원수 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내 나무 갖기'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벤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K-Bee Zone'(케이비 존)에서 진행됐다. 이벤트 참여자들은 케이비 존에서 말벌을 잡은 후 획득한 묘목을 키키랜딩과 아거펠 등 KB금융의 대표 캐릭터 이름을 딴 스타프렌즈 지역에 심었다. 이벤트는 5,000명이 참여하면서 성황리에 마감됐다.

또한 KB금융은 지난 4월 도시양봉 사회적 기업 어반비즈와 함께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꿀벌 약 12만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K-Bee' 도시 양봉장을 조성했다. KB금융은 도시 양봉장에서 수확한 꿀을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 등에 지원해 지역상생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최근 KB금융은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 등으로 꿀벌 실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는 '꿀벌의 경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꿀벌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변화가 인류의 삶까지 위협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영상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획했다. 내래이션은 배우 김효진이 맡았다.

KB금융은 프로젝트의 계기에 대해 "꿀벌 수분 매개의 경제적 가치 등 꿀벌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고 국민들의 실천을 모으는 작지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케이비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며 "KB의 이러한 노력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져 꿀벌을 되살리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국민 모두의 생활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관들도 꿀벌 집단 실종 문제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양봉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무이자 재해자금 200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피해 농가의 52%인 2,163호 조합원에게 4억원 규모의 꿀벌, 봉군, 양봉사료, 채밀 기자재, 질병진단 키트 등을 제공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4월 '하나 비 컴백 농장'(하나비 농장) 조성 사업을 시행했다. 하나비 농장은 경남 양산에 위치한 사회혁신기업 '비컴프렌즈'와 함께했다. 하나금융은 이를 통해 생태계 회복에 기여하고 발달장애인 양봉가를 육성해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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