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9천만마리 죽을 판"... 화물연대 파업에 육계·양계업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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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9천만마리 죽을 판"... 화물연대 파업에 육계·양계업계 '발동동'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6.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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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양계업계, 사료 공급·생계 운송 차질
화물연대, 지난주 닭 사료 물량 절반만 공급
생계 운송 중단시 고온으로 인한 폐사도 우려
계열회사 "파업 장기화 대비해 용달차 고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노조원들이 이동 중인 화물차를 향해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노조원들이 이동 중인 화물차를 향해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며 시작한 무기한 운송 거부로 양계·육계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계·육계 농가들은 병아리와 닭에 먹일 사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생계 운송도 지연되면서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육계협회와 농가협의회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사료를 공급받지 못해 굶어 죽을 닭이 9000여만마리에 달한다. 이번 파업 여파로 양계·육계업계는 사료 물량을 절반 정도만 공급받고 있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항해에서 사료를 받아 운송하는 화물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화물연대도 닭은 생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난주 사료 물량을 50% 정도만 공급했지만, 이는 닭이 죽지 않을 만큼만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양계·육계업계는 사료 공급이나 생계 운송이 중단돼 농가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료 운송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사육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출하하지 못한 생계도 걱정거리다. 닭을 농가에서 도계장에서 옮기는 차량이 멈추면, 시장에서 원하는 중량의 닭을 출하를 하기 어려워지고, 농가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한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싼 돈을 주고 생계 운송 차량을 여기저기 구하고 있다"며 "생계 운송이 중단되면 상품가치 하락은 물론 고온으로 인한 폐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가뿐만 아니라 육계 계열회사들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육계 계열회사들은 사료, 사육, 냉장·냉동 제품 유통 등까지 연쇄적으로 엮어진다. 한 육계 계열회사 관계자는 "닭을 1.5kg기준으로 사육해서 출하해야 하는데 2~3일 늦어져 1.7~1.8kg으로 커지면 시장에서 원하는 규격을 넘어 부분육으로 발골해서 판매한다"며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크기 때문에 용달차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육계협회와 농가협의회는 앞서 성명서를 내고 "화물대란으로 사료 공급이 지연돼 살아있는 개체들이 굶거나 죽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함께 머리를 맞대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 사료만큼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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