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차 바꾼다면 이 차로?"... 폴스타2, 기대 이상의 성능과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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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차 바꾼다면 이 차로?"... 폴스타2, 기대 이상의 성능과 가성비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6.0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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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 듀얼모터 풀옵션 1박2일 시승
곳곳에서 느껴지는 볼보 DNA
크롬 배제한 깔끔·세련된 디자인
각종 안전장비, 편안한 운전 도와
듀얼모터, 강력하면서도 안정적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올해 초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수입 전기차를 꼽으라면 폴스타2가 아닐까 싶다. 폴스타는 2017년 볼보와 중국 지리홀딩스가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본사가 위치하고 있으며, 볼보 디자이너 출신 토마스 잉엔란트가 CEO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국내 런칭한 폴스타는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도 한국 시장에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데 더해, 디자인 및 편의사양을 강화하면서도 폴스타2 싱글모터 가격을 동결했다. 듀얼모터 가격은 200만원 올려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본사에서도 한국 마케팅에 힘을 실어주는 까닭에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싼 가격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게 됐다.
 

단순함과 절제미 강조한 미니멀리즘

폴스타2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50회 이상 수상, 뛰어난 디자인을 입증받은 바 있다. 단순함과 절제미를 강조한 극한의 미니멀리즘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볼보로 오해받을 수준이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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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디자인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도 그대로 적용됐다. 'ㄷ'자 형태의 테일램프도 볼보의 뒷태를 닮았다. 하나로 이어진 테일램프는 차가 더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폴스타2는 환경을 고려해 크롬 사용도 배제했다. 일반적으로 크롬으로 만드는 브랜드 로고도 차체 외장색과 같은 폴스타 로고가 적용된다. 개인적으로는 크롬을 사용하는 것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볼보 디자인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도 그대로 적용됐다. 'ㄷ' 형태의 테일램프도 볼보의 뒷태를 닮았다. 하나로 이어진 테일램프는 차가 더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또 하나의 큰 특징은 프레임리스 타입의 사이드미러다. 베젤을 없애 사이드미러 크기를 30% 줄였고, 거울이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다. 운전자 시야에 맞춰 거울을 조정하면 사이드미러 전체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실내 역시 스티어링휠, 계기판 등은 볼보의 DNA가 느껴진다. 다른 게 있다면 11.15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중간에 세로로 배치됐다는 정도이다. 터치스크린 기능이 구현된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감도는 뛰어났지만 지문이 잘 남는다는 점이 아쉽다. 인테리어는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이 사용됐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폴스타2의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사진=시장경제DB
폴스타2의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사진=시장경제신문DB

이번에 시승하게 된 차량은 폴스타2 듀얼모터다. 플러스 패키지, 파일럿 패키지, 퍼포먼스 패키지에 나파 가죽 옵션이 적용된 풀옵션 차량이다. 휠은 20인치다. 퍼포먼스 패키지는 올린즈 듀얼 플로 밸브(DFV) 수동 조절 댐퍼(서스펜션)에 브램보 6P 브레이크, 콘티넨탈 스포트콘텍트6 퍼포먼스 타이어를 장착했다. 올린즈는 일반 차량에 장착되는 경우가 드물다. 

듀얼모터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67.8kg.m에 달한다. 무게는 2145kg이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4.7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속도는 205km/h로 제한했다.

배터리 용량은 78kWh로 완충시 주행 가능거리는 334km다. 폴스타는 충전량 80%를 권장한다. 플랫폼은 볼보 XC40과 같은 CMA다. 배터리를 차체에 통합, 강성을 높여 유로앤캡 안전도 평가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했다. 공기저항계수는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0.2~0.25)보다 높은 0.287Cd다.

이번 시승은 지난달 31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 간 진행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듀얼모터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코스를 짰다. 서울 한남동에서 삼포해변까지 약 210km 구간을 왕복하기로 했다.
 

시동버튼 삭제… 센서가 운전자 인식

폴스타2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기어를 변속하라는 메시지로 운전자를 반긴다. 탑승과 동시에 시동이 걸리는 것이다. 폴스타2에 적용된 기본 안전장비는 충돌 회피/완화 시스템, 도로이탈 방지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유지 시스템, 충돌 후 제동 시스템, 운전준비 알람 시스템 등이다. 폴스타2는 모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뒷좌석이라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경고음이 계속 울려퍼진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탑재한 티맵은 반응이 빠르다. 목적지 도착시 남는 배터리 용량을 계산하고, 어느 지점에서 충전을 해야하는지까지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리이와 같은 폰 커넥티비 시스템보다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모니터 밑에 자리한 무선충전시스템은 충전 속도가 느려 개선이 필요할 듯 하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요즘 고급차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HUD가 장착되지 않은 점이 아쉽긴 하지만 디지털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가시성이 좋고 내비게이션 화면이 그대로 송출, 충분한 정보를 전달했다. 음성인식을 통한 편의 장치 구동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했다. 운전 중에도 '아리야'라고 부르고 명령을 하면 내비게이션 작동, 음악 재생, 송풍 시트 가동, 에어컨 온도 조절 등의 기능을 수행했다. 차 안이 시끄럽거나 발음이 좋지 않아도 인식을 잘해 "오~ 똑똑하네"라고 몇 번이나 칭찬했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표준-단단하게' 3단계로 세팅 가능하다. 회생제동 역시 '끄기-낮음-표준' 3단계로 구성됐다. 회생제동은 표준이라도 강하게 차를 끌어당기는 느낌이어서 낮음으로 세팅하고 운전하는게 개인적으로는 편했다.

차 안에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통해 바라본 하늘. 사진=시장경제DB
차 안에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통해 바라본 하늘. 사진=시장경제신문DB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덮개가 없는 상시 개방형이다. 앞좌석보다는 뒷좌석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좋아 장거리 운행시에도 답답한 느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차 안이 덥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눈부심이나 열감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선택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옵션이었다. 단열필름 부착은 운전자의 선택일 것이다.
 

묵직한 출발… 가속시 408마력 충분히 발휘

시트는 단단한 느낌인데 편안하게 몸을 잡아준다. 뒷좌석 시트도 넓고 편안한 느낌이다. 조수석은 센터펜시아가 스포츠카와 같이 높이 올라와있어 개인 공간을 확보한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개개인에 따라 다소 공간이 좁다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
 
본격적인 시승 전 차량에 표시된 주행 가능거리는 270km, 배터리 잔량은 67%.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208km다. 가속 페달을 밟았는데 느낌이 여느 전기차의 그것과 다르다.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았는데도 바로 튀어나가지 않고 묵직한 것이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중간, 혹은 내연기관에 가깝다.

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자 400마력이 넘는 듀얼모터가 제 성능을 발휘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넘쳤다. 가속 페달이 과하게 예민하지 않아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가속 시에는 빠르게 반응했다. 주행시 풍절음이나 외부소음 차단은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다만 타이어 소음이 차안으로 고스란히 들어오는 점은 아쉬웠다. 

단단하게 세팅된 올린즈 서시펜션은 도로 상태 대부분을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차량 전체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이 하드할 법도 한데 동승자나 뒷자석 탑승자는 독일 고급 세단 수준의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칭찬했다. 이런 고급 서스펜션을 순정 옵션으로 제공한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고 싶었다. 반면 고속 주행보다 일상적인 주행이 대부분이라면 일반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할 듯 하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고속도로에 올라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켰다. 차선 유지도 잘하는 편이지만, 가끔 한 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었다. 일반적인 가속과 감속은 부드러웠고, 앞차가 갑자기 끼어들 때도 부드럽게 속도를 줄였다. 하지만 정체구간에서 차량들이 서있는 경우 급정거를 하기도 해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했다.

고성에 도착하자 배터리 잔량은 16%, 주행 가능거리는 90km였다. 공조시스템 온도를 18도로 세팅한 상태에서 208km를 달렸는데 단순 계산치 62km보다 28km를 더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용 편리한 티맵… 전기차다운 정보 제공도 장점

다음 날,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자 내린천휴게소 양양방향이 1차 목적지로 설정됐다. 내비게이션에는 도착시 배터리 잔량 5%, 주행 가능거리 15km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최종 목적지와 상관없이 필요시 충전을 하도록 하는 기능은 매우 유용한 듯 하다.

고속충전 중인 폴스타2. 사진=시장경제신문DB
고속충전 중인 폴스타2. 사진=시장경제신문DB

내린천휴게소에 도착하자 배터리 잔량과 주행 가능거리는 차량이 예측한 것과 거의 같았다. 현대차그룹의 초고속 충전소인 E-pit를 이용해 고속으로 80%까지 충전하는데 40분이 소요됐다.

폴스타2 듀얼모터의 전체적 느낌은 장거리에 편안한 차량인 듯하다. CUV 모델답게 시트가 편안하면서도 코너에서도 몸을 잘 잡아준다. 물론 코너링이 좋은 건 4륜인 이유도 크다. 크기가 준중형 정도라는 점이 아쉽긴 하다.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는 각각 4605mm, 1860mm, 1480mm, 2735mm다. 

폴스타2의 프렁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폴스타2의 프렁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프렁크는 45L지만, 실제로는 조그마한 가방 두 개 정도가 들어가면 꽉 찰 듯 하다. 트렁크는 405L를 기본으로 2열 폴딩시 최대 1095L까지 확장되며, 전동으로 작동한다.

폴스타의 트렁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폴스타의 트렁크. 사진=시장경제신문DB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 가격은 5990만원이다. 패키지 옵션의 가격은 파일럿 라이트와 파일럿, 플러스 패키지는 각각 259만원, 399만원, 499만원이다. 퍼포먼스 패키지는 649만원이다. 싱글 옵션인 20인치 휠과 통풍 및 나파 가죽시트는 각각 149만원과 449만원이다.

다소 적은 차체와 볼보의 느낌이 강하다는 점은 폴스타2의 단점일 있지만 디자인과 디테일 등 완성도가 높다는 점은 강점이다. 특히 듀얼모터 차량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펀카'로서 매력이 충분하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차는 폴스타2로 해볼까?"라는 고민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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