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대응, 수소경제 실현 해법은 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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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 수소경제 실현 해법은 원자력"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4.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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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차대회' 부산 BEXCO 개최
국내외 원자력 석학, 각국 에너지 책임자 참석
"원자력의 친환경성 재조명 돼야"
"원자료 발생 전기로 클린수소 생산"
미국·프랑스·영국도 연구개발 확대
수소 생산에 원전 이용하면 탄소 줄어
'주민 수용성' 확보 관건... 정부 정책 역량 강화해야
지난 27~28일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 전경. 사진=한국원자력산업협회
지난 27~28일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 사진=한국원자력산업협회.

국내외 원자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의 역할 제고와 산업 대응 전략, 기술 혁신 방안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를 위한 청정에너지는 바로 원자력"이라며 깨끗한 미래를 위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지난 27~28일 양일간 부산 BEXCO에서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14개 국내외 기업이 후원 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60여개 기관 및 기업의 원자력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정재훈 회장(한수원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그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연차대회에 참석하셨을 것"이라며 "세상이 바뀌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오늘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를 위한 원자력을 주제로 논의한다. 원자력은 추앙이나 신봉의 대상이 아니며 사람들에게 선택받고 사랑받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원자력은 가장 최고의 기술이자 가치가 있지만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 모든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과 등 인문사회학까지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는 과학기술이 돼야 한다"면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고 인류와 지구에 기여하는 원자력,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받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Net-Zero를 앞당기는 원자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축사에 나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서곤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외국의 노형을 도입해야했던 국가에서 자체 기술로 원전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했다"며 "UAE 원전의 상업운전 개시 및 이집트 엘다바 원전 단독협상자 선정 등의 성과는 산·학·연 모든 종사자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원자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수립해 5년간 2조 7천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SMR은 민간 및 관련부처와 협력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 향상 및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및 처분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 지원하고, 희귀 난치 질환 치료, 폐플라스틱 저감 등 의료·환경 분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도 올해부터 신규로 지원한다"고 향후 계획을 안내했다.
 

온실가스 원인은 탄소 원료...
원자로, 에너지 원자재 소요량 극소화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영식 국회의원(국민의힘·경북 구미을)은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를 위한 청정에너지'라는 원자력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했다. 특히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구라는 우주선이 지속적으로 향해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과 수소생산의 적합한 에너지인 원자력이 답"이라며, 원자력의 효용성과 친환경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원자력 관련 산업과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원자력학회 백원필 수석부회장은 "현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온실가스라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온실가스의 배출 원인은 탄소 연료"라고 지적했다.

백 부회장은 "온실가스에 대한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으면 지구 평균 기온은 2050년까지 4~5도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책을 유진한다면 같은 기간 전 세계 온도는 2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에너지 소비에 있어 석탄 점유율이 높은 나라부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며 "수력 발전량이 매우 풍부하거나 수력과 원자력을 같이 사용하는 나라에서만 50% 이상의 청정 에너지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벨기에의 원자력 발전소. 사진=연합뉴스
벨기에의 원자력 발전소. 사진=연합뉴스

백 부회장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경우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원자료는 원자재 소요량을 극소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안전 관점에서도 그 어떤 전력생산 수단보다 안전하다는 사실을 각종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로는 현재 33개국에서 441기가 가동 중으로, 전 세계 전기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다. 건설 중인 원자로는 17개국, 52기다. UAE와 벨라루스는 처음으로 원전 운영 국가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다른 나라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봤다.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한 친환경성, 지속가능성, 경제성, 수출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에너지원을 압도한다는 것. 여기에 청정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은 원자력이 갖는 숨겨진 강점이다. 

김찬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수소연구실장은 "경수로를 비롯한 원자력 설비에서 발생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 수 있고, 고온의 에너지도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클린수소 생산을 위한 정책이 수립되는 가운데 최근 환경문제 부각으로 원자력 수소가 주목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러시아는 원전을 활용한 수십 메가와트급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미국·프랑스·영국에서도 연구개발과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소는 저장 및 이송에 대규모 에너지가 필요해, 수요지 근처에서 생산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생산은 경제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원자력 통한 수소 생산, 탄소배출량 감소 기여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섀년 브랙 시튼 통합에너지 및 저장시스템 본부장은 "천연가스 분해 공정에서 수소가 부산물로 발생하는데, 이를 원자력 공정으로 대체하면 탄소배출량을 더 줄일 수 있다"며 "원자력을 이용하면 전기와 수소를 함께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원전 수익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규복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연구실장 역시 "kWh당 60원의 전기요금과 이용률 85%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kg당 3500원의 수소생산 단가도 달성할 수 있다"며 원전을 수소생산에 이용할 경우 빠른 시간 내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전해 장치 설치비용이 하락하고 있지만, 원가의 70%에 달하는 전기요금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경제성 향상이 어렵다"며 "출력제한이 걸린 재생에너지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소경제 로드맵에 원자력수소를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1986년 제1회 대회 개최 이후 올해로 37회 째를 맞이했다. 이번 연차대회에는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로 지난해에는 참석하지 못했던 톰 먼디 NuScale 최고홍보책임자, 미국원자력협회(NEI) 더글라스 트루 최고원자력책임자, 영국원자력산업협회 톰 그레이트렉스 회장 등 해외 원자력계 주요 인사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 해외에서 입국하지 못한 발표자들은 실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세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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