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체크] 전자담배에는 왜 경고사진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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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체크] 전자담배에는 왜 경고사진이 없을까?
  • 김새미 기자, 임현호 기자
  • 승인 2017.08.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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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증진법 규정 미비…'규제 사각지대'

요즘 판매하고 있는 담배를 보면 혐오스러운 사진이 담뱃갑에 부착돼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2월23일부터 법적으로 의무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똑같은 담배이면서 혐오스러운 사진을 부착하지 않아도 되는 담배가 있다. 이는 최근 일반담배 대용으로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전자담배’다.

이번 ‘애드체크’에서는 똑같은 담배이면서 한쪽은 혐오스러운 경고사진을 의무 부착해야 하고, 한쪽은 부착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확인해봤다.

전자담배(좌)와 일반담배(우)의 경고그림과 경고문구의 수위 차이.

회사원 김승환(45) 씨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운다. 김 씨의 전자담배에는 일반담배의 혐오스러운 경고 사진이 부착돼 있지 않다. 다만 ‘주사기 이미지’와 ‘중독위험’,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킵니다. 금연상담전화 1544-9030’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김 씨는 “똑같은 담배인데, 일반담배는 혐오사진이 부착돼 있고, 전자담배는 아무런 사진이 없는 게 의아하다”며 “둘 다 똑같이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담배에는 흡연으로 인해 구강암에 걸려있는 혐오스러운 사진들이 부착돼 있다. 구강암 뿐 아니라 폐암, 후두암, 심장질환 등 다양한 혐오사진들이 담뱃갑에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반담배와 달리 전자담배에는 혐오 사진을 삽입하지 않는 걸까.

이유는 바로 관련 법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데 있다.

일반담배의 혐오사진 부착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23일 의무화됐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에 따르면 담배사업법에 따른 담배 제조자·수입판매업자는 담뱃갑포장지 앞면, 뒷면에 흡연의 폐해를 나타내는 내용의 사진을 포함한 경고그림을 표기해야 한다. 흡연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과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구도 기입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상황은 다르다.

전자담배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16조의2에 따르면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의 구체적 표기내용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고시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고시에는 전자담배 등의 경고그림 등 표기 내용은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고시에는 전자담배 등의 경고그림 등 표기 내용이 빠져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담배 업계의 반발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자담배 업계에서) 액상형은 궐련보다는 덜 해롭다는 게 입증됐는데 '해골' 표시는 '죽음'을 뜻하는 거니까 (일반담배의 암 경고 사진보다) 더 심하지 않냐는 반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주사기 그림은 사진이 아닌 단순 이미지 형태로 묘사하고, 경고문구도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킵니다'라고만 적시해도 현재로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유해성보다는 담배 중독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오준향 사무총장은 "일반 궐련제품이랑 경고그림을 봤을 때 상대적으로 경각심을 덜 느낄 수밖에 없다"며 "니코틴 액상 안에 기존 궐련과 유사한 유해물질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용자가 임의로 과다흡입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전자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고그림이 충분히 교육적인 정보 전달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30일 광화문의 한 전자담배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다.

전자담배 이용률이 급증하자 정부는 뒤늦게 경고 그림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수입 규모는 2012년 16억5600만원에서 2015년 214억3300만원으로 3년 동안 1194% 이상 증가했다.

임숙영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전자담배에 경고 그림을 궐련담배(일반 담배)와 똑같이 부착하자는 입법에 대해선 저희도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형태도) 궐련과 유사하고 타르도 검출되기 때문에 일반담배하고 유사하게 규제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새미 기자, 임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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