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없는 기부율... 코로나 속 빛난 SK이노 '사회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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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기부율... 코로나 속 빛난 SK이노 '사회적 가치'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2.04.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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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최근 3년 재무제표 기부금 분석
올해 매출액 0.117% 기부, 매년 기부율 증가
김준 부회장, 책임 강화 위해 ESG경영 박차
2020년 영업적자 상황서도 기부금 비율 유지
국내 최초 '사회적 가치' 경영성과 반영 주목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론, 'ESG 경영' 마중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국내 메이저 정유사와 배터리 제조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 확산으로 정유업계 실적이 역대급으로 급락한 2020년에도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의 이같은 행보는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 특유의 인간 중심 경영 철학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최 회장은 국내 대기업 오너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SV·Social Value)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지표로 삼고, 각 계열 기업의 SV 지표를 경영성과에 반영하는 등 사회적 가치 확산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사회적 가치를 이윤 확보 못지 않게 중시하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은 글로벌 경제산업분야 핵심 이슈로 부상한 'ESG 경영'과 맞물려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SK이노는 지난해 10월 배터리 사업을 신설법인인 SK온으로 분사했으나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는 정유 부문 외에 배터리 사업도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SK이노의 기부금 집행 총액은 약 550억원, 같은 기간 정유업계 기부금은 GS칼텍스 337억원, 에쓰오일 177억원, 현대오일뱅크 66억원 순이었다. 배터리 업계 기부금은 삼성SDI 61억원, LG에너지솔루션 26억원 등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을 LG엔솔로 넘기는 등 각 기업 상황이 서로 달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SK이노의 기부금 규모는 동종 또는 유사업계와 비교해도 최상위권 그룹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회사의 기부금 규모는 2019년 574억원, 2020년 169억원, 2021년 550억원이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58% 늘어난 46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 754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 확산으로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회사 매출은 전년대비 30.60% 감소한 34조5499억, 영업은 마이너스 2조4202억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회사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근육(이윤)만 키우면 관절(사회적 가치)이 망가진다"

SK이노베이션이 꾸준히 대규모 기부를 이어오는 이유로는 최태원 회장이 주창한 '사회적 가치(SV) 경영론'이 꼽힌다. 최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핵심성과지표(KPI) 가운데 SV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밝혀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말이 아닌 실천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정량화·계량화하고,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최 회장은 이윤 증대를 위한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을 '근육'에, 사회적 가치를 '관절'에 비유해 두 개념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근육만 키우다가는 관절이 망가지는 것처럼, 기업이 돈만 많이 벌려고 하면 관절의 부담이 커지니 관절운동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회 혁신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과거에는 이익 극대화만을 기업의 역할이라고 간주했으나 이제는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만 ‘서든데스(sudden death)’를 피할 수 있습니다." -2017년 8월, 제1회 이천포럼에서.

SK는 2018년 4월, 국내 재계 최초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 사회적 가치 계량화,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 개발, 사회적 기업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연구를 위해 전문 기관을 만든 것은 국내 기업 가운데 SK가 처음이다. SK그룹은 CSES 출범을 위해 150억원을 출연했다. 

SK주요 계열사들은 2019년부터 ‘사회적 가치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년 기준 1위는 SK하이닉스로 3조58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 가치 성과는 1717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는 사회적 가치에 더해 ESG 성과 관리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ESG 중심으로 확대 개편한 'ESG리포트', 온실가스 감축 구체적 이행 계획을 담은 '넷제로 특별보고서' 발행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년 상당 규모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적자였기 때문에 감소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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