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이자 13년만에 7%대 전망... 소상공인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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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이자 13년만에 7%대 전망... 소상공인 '곡소리'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4.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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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용대출 금리 5% 넘어, 상단 7%대 가능성
대출금리 1%p 인상시 이자 6조 4천억 증가 추산

올해 연말까지 대출금리 상단이 7%대로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은행권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소 2.0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약 1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셈으로,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금융권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 적용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에 달한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0.272%p 높아졌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 및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같은 기간 1.55%(신규 코픽스 기준)에서 1.72%로 0.17%p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900∼6.380%로 증가폭이 더 컸다. 최저금리는 0.300%p, 최고금리는 1.402%p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2.259%에서 3.428%로 1.169%p 급등한 탓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현재 3.532∼5.180%으로,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하면 하단이 0.032%p, 상단이 0.460%p 상승했다.

금융권은 대출 금리 오름세가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통화긴축 등에 대응해 연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 역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 여신 부문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가 올해 3분기와 4분기 각 0.25%p씩 2차례 추가 인상(연말 2.00%)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서는 3분기까지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기준금리가 2.00% 이상으로 오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최고 7%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5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A은행의 내부 자료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7년 9월 7%를 넘어 2008년 12월 8.4%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다시 7%대로 내려왔다. 올해 하반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면,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다시 7%대에 진입하는 셈이다.

문제는 금리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다. 한국은행이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09조2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803조5000억원)보다 13.2%,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새 32.7%나 급증한 규모다.

한은은 해당 자료에서 대출금리가 1.0%p 오르면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할 이자 부담(작년 말 부채 잔액 기준)이 약 6조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권은 이자 납입 유예가 2년 넘게 장기간 지속된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오는 9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자영업자 대출의 잠재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출 부실 위험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자 중 과반이 다중채무자라는 점도 부실 대출 가능성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작년 말 기준 다중채무 자영업자 수는 148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56.5%에 달했다. 대출잔액은 작년 말 현재 630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의 69.3%를 치자했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저 수준 언저리에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코로나 사태 이후 소상공인을 상대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4차례 연장한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이자상환 유예 대상 대출채권 잔액은 총 1조7000억원 수준이지만, 정책금융기관과 제2금융권까지 합하면 이자상환 유예액은 총 5조1000억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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