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아픈 손가락 '롯데온', 영업익보다 총거래액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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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아픈 손가락 '롯데온', 영업익보다 총거래액 집중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4.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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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올해 1분기 영업익 127%↑ 전망
구조조정·순혈주의 타파... 올해 효과 볼 것
매출·영업익 부진... 총거래액 키운 롯데온
사진= 롯데온
사진= 롯데온

최근 부진을 이어오던 롯데쇼핑이 올 1분기 오랜만에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부문인 롯데온 실적은 아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통합이 롯데온에게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커머스 업계 특성상 총거래액에 더 집중한 결과로 보고 있다.

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3조9349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1405억원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분기 리츠 자산 취득세 발생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432억 발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롭스 폐점 등 체질 개선으로 인한 손익 개선도 한 몫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현대, 신세계 등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다. 부진이 이어지자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 신용 등급 하향 조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롯데는 점포 구조조정, 순혈주의 타파 등 강도높은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까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외부 인재로 등용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지역 상권 맞춤형으로 리뉴얼하고, 창고형 할인점 맥스도 새로 선보였다. 더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와인 전문숍 '보틀벙커'도 확장을 준비 중이다.

백화점 점포의 리뉴얼도 단행했다. 지난해 3월부터 소공동 본점 리뉴얼을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남점과 잠실점 등 핵심 상권 점포는 명품 수요 증가를 고려해 고급화 전략을 펼친다. 이를 위해 명품 업체 출신 인사도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지난해까지 부진 점포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 등 강도높은 작업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모두 마무리가 된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이 '毒'된 롯데온... 총거래액 키우기 집중

롯데쇼핑이 올해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유통 계열사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지목되지만 롯데온의 부진이 컸다는 지적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매출액 1080억원으로 전년대비 21.5%나 줄었다. 영업손실도 1560억원으로 유통 사업부 중 가장 크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로 사실상 영업활동을 거의 못한 롯데컬쳐웍스의 1320억원 손실을 넘어섰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이커머스사업부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8월 실시한 거버넌스 통합과 관련이 깊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등 각 유통 사업부의 온라인 조직과 시스템, 설비자산(커머스 시스템, 물류센터 자산) 등을 모두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관했다. 흩어진 온라인 기능을 통합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러한 계열사 온라인 통합이 오히려 롯데온에게 독이 됐다. 자산이 이동하며 손익 인식 기준이 바뀐 것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의 상품이 롯데온에서 팔리면 해당 계열사 매출로 인식된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한 물류비 등의 지출은 롯데온이 떠안는 구조다. 즉, 롯데온에서 유통 계열사 상품이 팔리면 롯데온은 오히려 손해는 보는 구조인 것이다.

다만, 롯데온의 이러한 구조가 무조건적인 손해만은 아니다. 이커머스 업계는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 총거래액을 더 중요한 지표로 판단한다. 

롯데온이 지난해 실적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총거래액은 2조4105억원으로 전년대비 48.2%나 증가했다. 이는 이커머스 업계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 총거래액을 더 중요한 지표로 여기는 만큼 롯데쇼핑이 롯데온의 총거래액 늘리는 것에 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롯데쇼핑의 실적이 개선되면 롯데온도 함께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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