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계란 먹어도 되나?… 정부, ‘살충제 계란’ 전량 회수·폐기
상태바
시중 계란 먹어도 되나?… 정부, ‘살충제 계란’ 전량 회수·폐기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8.15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살충제 계란을 전량 회수하거나 폐기키로 결정하고, 출하한 계란의 유통경로 추적에 나섰다.

이미 상당 제품이 시중에 팔린 것으로 분석되면서 국민 식탁 안전에 비상에 걸렸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됐다. 이곳은 도매상격인 중간유통상 5곳에 계란을 납품해온 것이다.

살충제 계란이란 진드기 살충제인 피프로닐(Fipronil)이라는 약품을 사용한 계란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개나 고양이에게만 사용해야 한다. 닭에 대한 사용은 금지돼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Codex)가 정한 피프로닐 사용 기준치는 ㎏당 0.02mg이다. 그러나 이번에 검출된 농장에서는 ㎏당 0.0363mg의 피프로닐이 나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닭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자 피프로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산란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광주시 한 농장은 비펜트린(Bifenthrin)이 검출됐다.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이를 죽이는 약품이다. 농가에서 흔히 일본어인 ‘와구모’라고 부른다.

코덱스 및 국내 비펜트린 사용 기준치는 ㎏당 0.01mg이다. 이 B농장에서는 기준치보다 1.5배가량 많은 kg당 0.0157mg이 검출됐다.

비펜트린은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한 살충제이기도 하다.

농식품부는 이 두 농장이 각각 8만 마리, 6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고 매일 2만5,000개, 1만7,000개의 계란을 출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두 농장의 계란 유통과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또, 계란을 전량 폐기하고, 유통경로를 추적해 전량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이 두 농장을 제외한 나머지 농장에서 출하되는 계란은 마음 놓고 먹어도 되는 것일까.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3000수 이상을 사육하는 양계농가 1060여곳(친환경 780곳, 일반 300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친환경 농가를 불과 5%(40여 곳)만 조사했는데 두 곳에서 살충제가 나왔다. 조사가 더 진행되면 살충제를 사용한 농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들도 계란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예방 차원에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