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에 힘 싣는 하나금융... '유일 부회장' 체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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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에 힘 싣는 하나금융... '유일 부회장' 체제 가동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4.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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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회장 "은행·증권이 성장 동력"
이은형 부회장 유임... 글로벌 성과 인정
작년 순익 5066억원... 최고 기록 경신
"조직 문화 혁신, 수익 다각화 크게 기여"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신임 회장의 새 판이 구체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기존 3인 부회장 체제에서 이은형 부회장만을 유임시키고 은행·증권 양대 성장엔진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함영주 회장이 이은형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은 주주총회를 통해 함영주 회장을 공식 선임하면서 경영 라인을 통합했다. 

함영주 회장은 기존 3인 부회장 체제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은형 부회장을 단일 부회장으로 두고 임기를 2023년 3월까지 연장시킨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은형 부회장 외에 다른 부회장을 선임하지 않고 당분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지성규 전 그룹디지털총괄 부회장은 바디프렌드 총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함영주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하나금융을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강점 극대화 △비은행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금융 혁신을 제시했다.

함영주 회장이 강조한 강점 극대화는 대면·디지털을 결합한 옴니 채널을 통해 빅테크의 도전에 맞서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함영주 회장은 강점 극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은행·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투를 보험·캐피탈·카드 등 여타 비은행 계열사와 분리해 하나은행과 대등한 위치로 격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하나은행과 하나금투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2조5,000억원, 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함영주 회장이 이은형 부회장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신임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 제공
함영주 신임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 제공

 

글로벌통 이은형 사장, 수익다각화 '중책' 

이은형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역점을 두면서 그룹 수익 다각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의 2021년 글로벌부문 순익은 6,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났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이은형 사장 취임 직후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차원에서 각 관계사와 협업 체계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장기 글로벌 투자와 디지털 플랫폼을 연계한다는 이은형 사장의 구상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중국 플랫폼 연계대출 등 이자순익이 1,337억원으로 21.7% 상승했다. 베트남 등 전략적 투자에 따른 지분순익 역시 1,37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4.8% 증가했다. 이 외에도 이은형 부회장은 2021년 7월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Hana Asset Management Asia(HAMA)를 신설하는데 공을 들였다. 향후 글로벌부문에서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거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은형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하나금투는 지난해 5,0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룹 내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누적 순이익 2조6,815억원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약 36%였는데 하나금투는 그 절반에 해당하는 15.3%를 차지했다. 하나금투의 조직문화도 한층 개방적이고 유연한 방향으로 변모했다는 후문이다. 최고경영자(CEO)가 너무 젊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2021년 하나금투 대표에 선임된 이은형 부회장은 수시로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면서 현장의 소리를 경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노후된 PC들을 전면 교체하고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현장 직원들과의 '도시락 미팅'도 계속되고 있다. 임원들에게만 주어지던 관용 차량을 없애고 이를 전기차 충전시설 도입에 쓰도록 한 것은 대표적인 이은형식(式) 혁신사례로 꼽힌다. 기존 직원 주택자금 대여제도를 개선하고 무주택 직원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상품 개발에 있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일례로 하나금투의 증여랩 상품은 이은형 부회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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