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디지털 성과관리 체계 도입... '비대면 전환' 촉매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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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디지털 성과관리 체계 도입... '비대면 전환' 촉매제 될까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2.1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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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社 물색 중...유력 업체 가능성
영업이익·투자비용·원가구조까지 분석
"비대면 변화 대응, 세부 자문 구할 예정"
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이 급변하는 비대면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업무영역의 세부 지표를 나눠 평가하는 새 성과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성과 관리 체계 도입이 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일 홈페이지 통해 '디지털 성과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입찰 공고'라는 공지를 띄우면서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 성과 산출 작업을 위한 비용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세부적인 공지 내용을 살펴보면 입찰 대상은 최근 3년 이내 금융권(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관리 회계 구축, 디지털 성과 경영관리 컨설팅 경험을 보유한 업체다. 최근 결산 기준 경영 자문 부문 매출액 2000억원 이상이어야만 입찰이 가능하다. 

모집 기간은 11일까지로 17일 현재 마감된 상태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6일 하나은행은 내부 디지털부문 평가위원회가 열고 계약이 가능한 기관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사업팀에 따르면 선정된 업체에 대한 입찰·계약은 품질·가격 등을 종합 평가해 순위를 선정한 후 협상을 통해 이뤄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은행 디지털 전환(DT), IT 영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팅업체로 어떤 기업이 선정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업계 내에서는 매출액 2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삼성SDS, SK C&C, LG CNS 등을 유력 대상자로 꼽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내 IT 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출발해 현재 IT 솔루션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SDS의 2021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4조6000억원이다. 삼성SDS의 사업은 크게 물류와 IT 서비스로 구분된다. 지난해 IT 서비스 매출은 5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SK C&C는 지난해 1분기 재무제표 기준 매출 446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852억원이다. 제조·금융·통신·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기업 DX와 금융 차세대 시스템 등 디지털 금융 혁신 사업을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NH농협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KB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앞서 한국증권금융, 메트라이프생명 등의 IT인프라 운영 사업과 AIA생명의 통합 ITO를 수주하기도 했다. 현재 대외 ITO 수행으로 수익을 안정화하고 있으며, 향후 금융업종을 둘러싼 후속 성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LG CNS는 LG그룹 계열사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맡고 있다. LG CNS의 작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545억원, 영업이익은 5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상승을 견인한 사업으로는 금융권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전환 등 금융권 DX 관련 부문이 꼽힌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삼성SDS의 경우 디지털 경영 전략에 대한 컨설팅 자문 경험이 많아 하나은행의 핵심 컨설팅 자문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구체적인 추측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성과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업체는 현재 물색 중이고 향후 선정을 통해 세부적인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체계에 대한 컨설팅은) 아직 시도하겠다는 단계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았으니 조금 더 과정을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은행권은 코로나 장기화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인해 디지털 비대면 채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 전환을 위해 투자한 비용 만큼 실제로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관련 시스템 구축 마련을 고민 중이다. 그런 면에서 하나은행의 디지털 성과 관리 체계 도입이 은행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반면 일선 현장에서는 관련 체계가 또 다른 성과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한편, 디지털 성과 관리 체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면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영업이익, 투자비용, 원가구조까지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후문이다. 특히 컨설팅 업체를 통해 디지털 영역에 들어오는 다양한 비대면 채널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관리해 종합적인 전략까지 재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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