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작년 순익 1조4474억원... 올해 IB·IPO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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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작년 순익 1조4474억원... 올해 IB·IPO 승부수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2.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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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대형사 최초로 20% 육박
전년 대비 영업익 69.4% 증가
평판·실적 한번에 잡은 정일문 리더십 호평
정일문 사장은 1963년생(59세)으로 한국투자증권에 1988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사장 자리까지 올라 증권가의 전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본부장, 기업금융본부와 퇴직연금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정일문 사장은 1963년생(59세)으로 한국투자증권에 1988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사장 자리까지 올라 증권가의 전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본부장, 기업금융본부와 퇴직연금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4,47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4.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69.4% 증가한 1조2,8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1,51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373억원이 늘었다. 연결 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3%를 기록,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최초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통상 ROE는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우리가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까지 탄탄하게 다져왔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에 힘입어 2,4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익 외에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IB)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한편 해외주식 거래 활성화와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를 통해 위탁매매(BK) 부문에서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 등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사업부문 간 시너지 창출, 고도화된 리스크관리에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갔다"면서 "디지털과 해외IB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시스템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계획"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과 기업공개(IPO)로 실적 이어갈 것"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재정 긴축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시장 불확실성 요인으로 대두하면서 한투증권 등 1조 클럽 증권사들은 수익다각화에 역점을 두는 모양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정일문 사장은 사장 직속 글로벌사업본부를 만들고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를 영입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IB2 본부 산하 주식발행시장(ECM)부와 인수영업3부, PF 그룹 산하 PF 전략부를 신설하는 등 IB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인수금융을 주선할 예정이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KKR가 인수한 '웰라'와 관련한 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계약을 이달 마무리한다.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참여하며, 이자율은 5%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인수금융 조달금리도 5%대로 높아졌다는 것이 IB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IB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시장 확대 차원에서 해외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KKR 인수금융을 주선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국내 IB업계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다양한 IB 실적을 내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도 분주한 모양새다.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등 신약개발사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23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3년 상반기 기업공개 전 투자유치(Pre-IPO)를 진행하고 기술성 평가를 진행해 같은해 하반기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주요 파이프라인인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는 단순 통증 완화가 아닌 병변 부위에 직접 이식해 손상된 장기를 재생시키는 혁신 기술로 현재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앞서 11일에는 수소전문기업 지필로스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을 대상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결과,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지필로스는 지난해 포스코기술투자가 운용하는 포스코 GEM 1호 펀드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IPO실무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모펀드 100% 보상으로 신뢰회복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가장 많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이름을 올리면서 몸살을 앓았지만 정일문 사장이 100% 보상 승부수를 던지면서 실적과 평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15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21년 펀드 판매회사 평가'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해 전년도 12위에서 11계단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증권사·보험사를 대상으로 펀드 판매 절차(97.5%)와 사후관리 서비스(2.5%)를 평가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판매책임 사모펀드 전액 보상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일문 사장은 "향후 분쟁조정 결과나 손실률이 확정되더라도 지급한 보상금은 회수하지 않겠다"라면서 "발생하는 비용의 경우 고객신뢰가 회복되면 영업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며 당장은 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6월 17일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대위 회원들이 한국투자증권의 100% 피해보상 조치에 화답하는 의미로 감사 피켓을 들었다. 사진=사모펀드 공대위 제공
지난 2021년 6월 17일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대위 회원들이 한국투자증권의 100% 피해보상 조치에 화답하는 의미로 감사 피켓을 들었다. 사진=사모펀드 공대위 제공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한투증권은 상품선정위원회의 기능과 책임을 강화했다.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상품 판매 관련 직원 교육과 감사를 확대했다. 사모펀드 위험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외부 컨설팅 자문을 토대로 현행 상품 관리 프로세스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전사적 ESG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4월 한국금융지주는 ESG 경영 확대를 위해 지주 내 사회공헌사업 담당 부사장직을 신설했다. 이어 5월 주력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설립을 의결하며 지속가능경영을 본격화했다.

현재 ESG위원회는 ▲친환경 기업투자 ▲ESG 관련 채권 인수·상품 출시 ▲동반성장·상생가치 실현 ▲포용적 금융·사회공헌 확대 ▲지배구조 우수기업 상품 개발·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ESG경영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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