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내 입지 키운 KB손보... 올해 숙제는 '헬스케어'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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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내 입지 키운 KB손보... 올해 숙제는 '헬스케어' 확장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2.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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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김기환 대표 체재 순항 중
손해율 줄이고 투자 영업 확대 추진
디지털 플랫폼 구축 폐달 '가속화'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사진=KB손해보험 제공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사진=KB손해보험 제공

KB손해보험이 김기환 사장 체제 1년 만에 보험영업 효율 제고를 통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2배로 끌어올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지난해 4분기 연간순이익은 3분기 때보다 84.1%성장한 301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순이익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KB손보는 수익 성장 효과와 함께 내실가치도 착실히 이행 중이다.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내재가치(Embedded Value·EV)는 2021년 말 기준으로 7조8190억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V가 올랐다는 건 1개의 보험 계약을 하더라도 가입 기간이 길어 보험료를 오래 거둘 수 있는 상품을 팔았다는 뜻이다.

보험영업손실폭은 전년 6501억원에서 올해 5262억원으로 1239억원 줄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만성적자의 근원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든데 따른 효과다.

실제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분기까지 80%이하로 유지됐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1.5%로 전년 대비 3.2%p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KB손해보험의 사업 관리 노력도 실적에 반영됐다. 지난해 보험영업 합산비율은 손해율 84.9%와 사업비율 20.2%를 합친 105.1%로, 전년 동기 손해율 85.5%와 사업비율 21.2%를 더한 106.7% 보다 1.6%p 개선됐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수익성은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과 순사업비율(순사업비/보유보험)로 나뉘어 관리한다. 손해율은 사업비율(순사업비/보유보험료)을 더한 합산비율을 보험영업 흑자와 적자 판단 기준으로 본다.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보장성 장기보험은 7조2323억원으로 원수 보험료 중 62.8%의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액을 가리키는 원수보험료는 11조 5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확대됐다. 저축성보험 원수보험료는 2019년 7205억원에서 2020년 5869억원, 2021년 4558억원까지 줄어 올해 비중은 8.9%를 나타냈다. 자동차보험은 2조6684억원(23.2%), 일반보험은 1조1673억원으로 10.1%의 비중을 보였다.

투자이익 증가도 확대됐다. 지난해 KB손보의 투자영업이익은 9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었다. 이는 증시 호황에 수익률이 극대화됐던 지난 2019년 9592억원 기록과 비슷하다.

KB손해보험은 투자이익을 증대하기 위해 현금 비중은 축소하고 대체자산·주식 등 수익자산을 투자하는 비중을 높였다. 원화채권과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외화 유가증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투자 자산을 재편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 사이 원화채권 자산은 228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 등 기타 유가증권도 1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대출채권 자산도 7조800억원에서 7조9780억원으로 13%가량 확대됐다. 다만 전체 자산운용에서 차지하는 원화 채권 비중은 1.7%포인트 줄었다. 부동산 비중도 많이 축소했다. 

몇 년 간 실적부진을 겪던 KB손해보험의 이익 실현은 재무전문가인 김기환 대표의 역량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적 확대는 2021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기환 사장이 당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였다. KB손해보험의 실적은 지난 2017년 연간 기준 33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892억원, 2019년 1605억원, 2020년 1406억원으로 지속 감소해왔으나 김기환 사장 취임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김기환 사장은 지난해 부임한 이후 실적 회복을 위해 과감한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지난해에 37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는 2023년부터 실행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한 성격을 띈다.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의 50% 이내에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돼 자산건정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지닌다. 잔존 만기 5년차부터 매년 20%씩 자본인정액이 차감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기환 사장은 지주의 최고재무총괄(CFO)을 역임한 재무전문가다. 재무·리스크·홍보·HR·글로벌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환 사장은 지난 2016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임원, 2018년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까지 역임한 후 올해 1월 KB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1월 사장에 부임한 후 지금까지 현장 중심 경영을 앞세워 '1등 DNA'를 되살려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내실경영 뿐만 아니라 장기보장성상품을 통한 성장 중심 전략으로 체질개선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대규모 발행채로 인해 건전성도 확보됐다. KB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179.2%로, 전년 대비 4.4%포인트 개선됐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KB손해보험은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페달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환 사장은 올해 1월 신년사 통해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시장을 선점해 1위로 도약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지난해 10월 헬스케어 자회사 출범,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 허가를 받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KB헬스케어'는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시작했으나 추후 개인 고객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KB헬스케어를 통한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준비에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개인 고객 맞춤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요양사업 관련해 접목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제휴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으며 3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KB손해보험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투자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지분도 취득했다. KB금융지주가 주관하는 KB-솔리더스 헬스케어 투자조합에 올해 3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초기 금액은 6억원이며, 지분률은 29.4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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