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4대 생보사, 보수적 전략 버리고 '디지털 금융'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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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4대 생보사, 보수적 전략 버리고 '디지털 금융' 몰두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1.20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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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 환경·빅테크 견제 대비 혁신 강조
헬스케어·마이데이터·메타버스 비롯한 다양한 시도 준비
(왼쪽 위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본사 사진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본사 사진 = 각 사 제공

2022년 임인년(壬人年) 새해를 맞아 주요 생명보험사 수장들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디지털 기반 사업’을 확대, 전통적인 보험 수요를 벗어난 언택트(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 수장들은 올해 보험업의 영업환경 악화를 전망하며 ‘디지털 혁신’을 타개책으로 내세웠다. 

먼저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보험은 보수적’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토스를 이용한 ‘혁신적인 보험프로세스’ 개발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올린다. 보험 상담은 물론 기본 가입, 설명 안내, 보험금 청구까지 디지털로 가능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생명은 최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생보업계 최고의 보험사와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간 첫 협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토스는 ‘토스 보험 파트너‘ 앱을 출시해 4개월 만에 10만명의 설계사를 끌어 모았다. 현재 은행·증권·보험 등 분야에서 40개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100만명 이상의 가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일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이 신년사에 밝힌 ‘노후 금융을 위한 디지털 프로그램 프로젝트’ 확장을 위해 ‘건강자산 업(Up) 캠페인’도 연중 펼칠 계획이다. 

삼성생명이 추진하는 ‘건강자산 보장 프로젝트’는 은퇴 후 노년에도 경제적·신체적으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는 유·무형의 재산을 보장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기존의 보장자산을 넘어 노후 금융자산과 일상적인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프로젝트다. 

전 사장은 ‘건강자산 보장 프로젝트’와 관련해 “새해에는 새로운 상품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과감한 도전을 시작하겠다”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국민들의 건강한 노후, 풍요로운 노년을 보장하는 보험사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의 질병 예방부터 사후케어까지 가능하도록 보험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의지를 알릴 방침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디지털 기반 영업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상품, 채널 경쟁력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한화생명의 조직 체질개선 변화가 눈에 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1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1월에는 기존 3부문 6본부의 편제를 5부문 6본부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특히 경영혁신위원회를 경영혁신부문으로 변경하며 나채범 부사장을 부문장에 임명하는가 하면, 투자사업본부와 전략투자본부를 합쳐 투자부문을 신설해 신민식 전무에게 맡겼다.

여기에 경영전략실장으로 AT커니 대표, PWC 스트래티지앤드 대표를 역임한 금융컨설팅 전문가 하상우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담당 임원으로 금융위에서 금융혁신 담당 서기관이었던 이한샘 상무를 영입하는 등 2022년 새로운 도전을 향한 채비를 마쳤다.

경영 방침 구체적 계획으로는 디지털 기술 기반 청약프로세스 혁신으로 인증절차 간소화, 계약 인수범위 확대 등을 통해 신계약 규모의 질과 양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와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구현할 것도 시사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올해 신년사 통해 “디지털 신사업이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기존 주력 사업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역시 보수적인 경영 기조와 조직문화를 탈피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미래 전략 방향성의 핵심으로 삼았다. 특히 타 보험사보다 한발 앞선 자산관리와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코로나의 대유행은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제의 급속한 확산을 가져왔다”며 “이미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들은 금융업은 물론 헬스케어 사업 등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교보생명은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탈피하고 효율적인 업무 분위기를 위해 내부적으로 디지털 조직 확대, 인력 확보 등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도 생보업계에서 유일하게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교보생명은 이달 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기존 고객 접점 비율이 높은 빅테크나 은행권 대비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유망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헬스케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교보생명은 이에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포마이닝’, 군 장병 커뮤니티 서비스 ‘The Camp’를 개발·운영하고 있는 ‘인에이블다온소프트’와 MOU를 체결했다. 

인포마이닝과는 건강데이터 활용·분석으로 고객 건강증진 동기부여와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공동 발굴하고 사업화할 예정이다. 인에이블다온소프트와는 군 장병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 개발, 장병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 등을 함께 계획하고 있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으로 덩치가 커진 신한라이프도 디지털·헬스케어로 도약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는 ‘디지털(digital), 가치(value), 데이터(data)’ 관점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D.V.D 경영’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2022년 과제로 “올해 D.V.D 경영 체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며 “디지털 부문의 AI 비서, AI 고객 접점 플랫폼, AI 헬프데스크 등을 준비하고 AI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등 하우핏을 필두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선두주자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신한라이프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채널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게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FC와 전화영업채널, 디지털보험채널 등 보험사가 운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의 영업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헬프데스크도 운영하고 있다. AI헬프데스크는 FC제도, 고객서비스, 보험금, 언더라이팅 등 자주 찾는 업무에 대한 지식을 구축하고 AI가 이와 관련해 즉시 답변해준다. 헬프데스크는 지난해 12월 FC1과 FC2채널에 오픈했다.

성대규 사장은 “2040 고객 세대에 최적화된 기존 오렌지라이프 FC채널과 4060세대에 최적화된 기준 신한생명 FC채널, 아울러 전화로 보험을 판매하는 통신판매(TM) 채널, 전화와 대면 영업을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채널, 모바일로 보험을 가입하는 디지털 보험채널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도 확장할 계획이다. AI 비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1개 시범점포를 오픈한 바 있으며, 올해 1월 TM과 하이브리드 전 채널로 확대했다. AI 비서는 고객과 설계사(FC) 간 통화내용 대화록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상담내용도 모니터링 한다.

소셜미디어 활용한 보험사기 예방전략 시도도 주목할 만 하다. ‘웹크롤’ 기술을 활용해 SNS에서 특정 키워드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보험사기를 조장·모의하는 계정을 찾아내거나 사기 수법 등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자회사 출범 준비도 마쳤다. 작년에는 생보업계 최초 헬스케어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신한큐브온(CubeOn)’ 설립에 대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회사 소유 인허가 신고 수리를 받은 바 있다. 

‘신한큐브온’은 오는 3월 론칭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인 ‘하우핏(HowFIT)’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엔 다양한 부가서비스 탑재를 통해 홈트레이닝 분야에서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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