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선거전 6일간 여론조사 공표금지,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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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선거전 6일간 여론조사 공표금지, 폐지해야"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1.2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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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 7주차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특강 진행
(사)의회정책아카데미 주최, 시장경제신문 후원
블랙아웃 기간·출구조사 거리제한 축소 강조
"제21대 총선·보궐선거 여론조사 적중률 높아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에서 '정치와 여론조사 &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에서 '정치와 여론조사 &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현재 선거 전 6일로 지정된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폐지하거나 1~2일 전으로 축소해야 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에서 '정치와 여론조사 &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기업 및 기관·단체가 영위하는 경영활동 중 발생 가능한 입법부와 행정부 관련 정책적, 정무적 리스크를 예측하고 관리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리얼미터는 2005년 국내 최초로 주간 정치 정례조사를, 2009년엔 국내 최초로 일간 조사를 시작하며, 대표 여론조사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블랙아웃 기간을 폐지하거나 1~2일 전으로 축소해야 한다"며 "출구조사 거리 제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1996년 500m에서 시작해 2000년 300m, 2004년 100m, 2012년엔 50m까지 완화됐지만, 더 축소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새로운 시도를 막아선 안 된다"며 "여론조사 기관들이 다양한 통계 방식을 적용하면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만, 과태료를 부당하게 부과하는 등 선관위의 과도한 개입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번 보궐선거까지, 여론조사의 적중률이 점점 높아져왔다. 이 대표는 "2020년 제21대 총선에 이어, 4·7 재보궐선거 역시 여론조사 예측과 맞아 떨어졌다. 그 중에서도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방송 3사보다도 더 적은 격차로 출구조사 결과를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사 방법에 따라 격차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차기 대선 가상 양자대결의 가장 큰 특징은 조사방식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전화면접원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주로 유리하게 나온다면, 자동응답조사(ARS)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화 면접보다 ARS 조사가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화 면접 조사는 사람이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옆에 친구가 있으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이야기하지 못한다"며 "말을 못하고 지지 후보가 없다고 머뭇거리면 상대편에 있는 면접원이 지지 후보 없음으로 체크한다. 그래서 20대 같은 경우는 부동층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그 다음 문항으로 정권 교체냐 정권 유지냐 물어보면 정권 교체가 60대만큼 높다"며 "그런데 ARS로 하면 옆에 사람 모르게 응답할 수 있다. 4·7 보궐선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확성은 무엇보다도 샘플링에 있다"며 "어떤 표본을 대상으로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국민은 전체 10%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만을 대상으로 조사하다보니 선거 예측 실패가 잦았다"며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0년 이후 비등재 가구까지 포함하는 'RDD(임의전화걸기·Random Digit Dialing)'를 도입했다. 0000~9999까지의 무작위로 추출된 번호로 전화를 걸기 때문에, 비등재 가구까지 포함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선전화의 비등재 가구 포함만으로는 부족했다. 유선전화 방식은 보수 성향 유권자의 응답 비중을 높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은 2018년 '안심번호' 도입을 통해 또 한 번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의석을 150석으로 예측했으나, 정작 민주당이 123대 122로 1석 더 많이 차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유선전화와 달리 휴대폰 번호에는 지역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2017년 대선처럼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무선전화 방식이 가능했으나, 총선에선 지역 구분이 불가능한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후 2018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안심번호를 받으면서 조사의 길이 열렸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성·연령·지역 등에 따른 안심번호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알뜰폰은 불가능하다"며 "보통 어르신이 쓰는 알뜰폰과 유선전화 비율이 비슷하다고 전제하고, 유·무선 비율을 조정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기관들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로 선출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선거 기간 여론조사를 인용하는 사례도 많은 만큼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이는 우리나라 정치시스템이 선진적이지 못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에서 '정치와 여론조사 &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에서 '정치와 여론조사 &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이날 이 대표의 강연을 끝으로 7주간 진행된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 아카데미' 과정이 막을 내렸다. 아카데미에 참여한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대관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아카데미에 참석한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강의를 통해 대관 업무를 하면서 정말 필요했던 부분과 자질, 노하우 등을 많이 배울 수 있게 됐다" 며 "강의 듣는 분들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관 업무를 하면서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적 관계가 구축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연준 헥토 정책협력실 상무는 "대관 업무와 관련된 이런 강의 자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회 쪽 뿐만 아니라 정치 전반, 그리고 행정부 주요 규제기관에 계시는 분들이 강의를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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