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미세전류로 치석 제거... 아마존도 반한 K-바이오칫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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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미세전류로 치석 제거... 아마존도 반한 K-바이오칫솔"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1.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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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인터뷰
석사·박사과정 중 트로마츠 웨이브 기술 발명
전동칫솔보다 치석 제거 강한 미세전류 칫솔 개발
기술력 하나로 41억원 투자 유치... 아마존 입점
오랄케어·헬스케어·의료기기·선박 등 사업 도전
매월 복지관과 몸 불편한 분들께 정기적으로 기부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학창시절 명석한 두뇌와 끈질긴 노력으로 '우등생'의 길을 걸었다. 서울대와 해외유학을 거쳐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유망 바이오 벤처에 몸 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장암 판정을 받게 됐지만, 투병 중에도 창업에 대한 평소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랄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각종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에 나서 오랄케어는 물론 헬스케어, 의료기기, 선박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설립 후 1년 만에 '트로마츠' 브랜드를 만들어 칫솔을 정식으로 출시했고, 치주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제품 출시 6개월만에 '1만개 이상 판매', '1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내외 오랄케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이야기다. 

 

3년새 30배 뛴 기업가치... 몸값 300억원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는 학창시절 우등생이었다. 1998년 들어간 울산의대를 2000년에 자퇴했다. 3년간 96학점을 들으면서 평균 학점 4.4를 받았다. 하지만 내 길이 아니란 생각에 그만두고 수능을 다시 보고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들어가 수석으로 조기졸업한 뒤,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바이오필름 센서연구, 바이오필름 센서와 치료기술 통합 칩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삼성전기와 진단키트 개발 업체인 씨젠에 몸을 담았다.

2019년 6월 씨젠에서 잘나가는 개발자로 근무하며 승승장구하던 시절, 갑작스럽게 대장암 1기 판정을 받았다. 투병 기간을 보내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는 오랜 꿈이었던 '창업'을 떠올렸다. 더 이상은 미루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대장암 수술 후 병실에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사업 아이템은 정해져 있었다. 바로 미세전류를 활용한 '바이오 필름' 제거였다. 김 대표는 미국 유학 중 미생물막을 확인하는 칩을 개발해 유학 2년 만에 공학 석사 학위 논문을 취득했다. 논문의 전체 내용은 미국 특허로 등록됐다. 그 해 9월 퇴원과 동시에 그는 대학에서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 필름을 전자기파로 제거하는 '트로마츠' 칫솔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프록시헬스케어를 창업했다.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바이오필름은 물때나 치석, 치태 같은 미생물 피막을 말한다. 점막이나 피부에 생기는 바이오 필름은 인체에 주요한 감염 및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칫솔모 중앙에 설치한 전극이 미세전류 파동을 일으켜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원리다. 

그는 치주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 대표는 "칫솔에 흐르는 미세전류는 인체에 흐르고 있는 전류와 비슷해 무해하고 양치할 때 전류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치주질환 예방뿐 아니라 구취방지, 염증 완화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류 파동이 칫솔모 주변 10cm까지 퍼져 일반 칫솔모가 닿지 않는 곳까지 효과를 낸다.

그는 독자 기술인 '트로마츠'를 통해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트로마츠는 환경오염 원인으로 알려진 바이오 필름을 전자기파로 진동과 자극없이 제거하는 기술이다. 10MHz 주파수의 전자기파로 인체 적용 시 생체전류를 유도해 항염증 효과까지 나타낸다. 

트로마츠 칫솔은 칫솔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칫솔모에 미세 전류가 흐르는데, 이 전류가 치석과 치태를 제거한다. 전동칫솔보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진동이나 찌릿함 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는 "칫솔모에 달린 두 개의 전극판에서 미세 전류가 나온다"며 "전원 버튼에 들어온 불로 '켜져 있구나' 짐작만 하게 될 뿐"이라고 했다.

프록시헬스케어의 투자금 규모는 최근 1년새 40억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록시헬스케어의 투자유치금은 2020년 8억원에서 2021년 41억원으로 406% 증가했다.

이 칫솔은 2020년 9월 출시 이후 1개월 만에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 등록을 취득했고, 출시 6개월만에 1만개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프록시헬스케어는 이를 바탕으로 창업 후 1년 5개월간 누적 기관투자 16억원을 유치했다. 또한 유럽·일본·미국·한국에서 인증 취득을 완료했다. 지난 4월 말에는 대만·미국 아마존에 진출하며 위상을 높였다.

국내외에서 50건 이상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FDA(미국식품의약국), FCC(미국연방통신위원회), CE(유럽공동체마크) 등에서 인증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인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초기 판매는 월 200개 수준이며, 칫솔 카테고리에서 10위권 안팎으로 추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창업초기 10억원 규모였던 기업가치가 2021년 300억원까지 커졌다. 3년새 몸값이 10배 뛰었다. 앞으로는 트로마츠 웨이브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사진=시장경제DB

- 창업 배경은?

"의과대학3년, 서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학사를 거쳐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석사·박사과정 중 트로마츠 웨이브 기술을 발명했습니다. 기존의 방법들이 미생물막을 수술 등의 물리적 혹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던 것에 비해, 미생물막을 표면의 손상이나 자극 없이 제거할 수 있는 특수 전자기파로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리서치지에도 게재돼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해 전자기파의 힘으로 미생물막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일상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프록시헬스케어를 설립했습니다."

- 프록시헬스케어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한다면?

"프록시헬스케어는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오랄케어, 헬스케어, 의료기기, 선박사업분야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프록시헬스케어의 핵심 기술은 박테리아가 습한 환경에 10시간 이상 노출되면 형성하는 '미생물막'을 전기적 힘으로 제거하는 기술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생물막은 싱크대의 물때나 입 안의 플라그 등이 있습니다. 비염이나 인공 관절의 염증, 선박의 따개비나 차량 공조장치의 곰팡이 등도 모두 이 미생물막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기술적용 첫번째 분야는 오랄케어이며, 2019년 9월 회사를 설립해 칫솔 시제품으로 타겟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과 기술을 검증했습니다. 설립 후 1년 만에 '트로마츠' 브랜드를 만들어 칫솔을 정식으로 출시, 80여건 이상의 특허 출원, 누적매출 15억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프록시헬스케어의 임직원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편리한 방법으로 건강관리 할 수 있게 하자는 모토에 맞춰 매월 복지관, 몸이 불편한 분들께 정기적으로 기부활동을 하며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프록시헬스케어는 국내·외 오랄케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박테리아로 인한 눈에 보이지 않은 질병이 확산되는 시기에 개인의 위생과 환경보전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혁신기술은 모두가 편리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인적 신념아래 트로마츠웨이브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특히 현재 국책과제로 연구를 진행중인 선박부착생물 제거의 경우, 기존의 사람의 힘으로 제거하거나 화학적인 해결책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의 트로마츠웨이브 기술을 적용하면 환경에 대한 이슈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선박 표면 적용 기술을 연구 개발 중에 있습니다."

- 프록시헬스케어 제품 강점은?

기존 조직의 손상없이(자극없이) 미생물막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잇몸이 약하거나 교정을 한 고객들도 물리적 자극 없이 치태·설태 제거와 오랄케어를 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나 인공관절의 염증을 수술 없이 비침습적으로 미세전류를 활용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박표면의 미생물막으로 인한 따개비 생성율을 줄이고 표면의 페인트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성과와 앞으로 목표는?

"지난해 제품 누적매출 1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잇몸에서 피나거나 붓고 아픈 분들은 이 제품 사용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올 상반기에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더욱 발전된 형태의 제품,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상에 없던 기술로 미생물막 감염과 위생 관리를 돕는 친환경 헬스케어 회사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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