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조' 약속 지킨 정일문 한투證 사장... 현장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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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1조' 약속 지킨 정일문 한투證 사장... 현장경영 빛났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1.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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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현장 찾아 300만km 거리 이동
壬寅年 글로벌 IB부문 사업 확대 예고
"모든 임직원이 창의력 발현해야"
정일문 사장은 1963년생(59세)으로 한국투자증권에 1988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사장 자리까지 올라 증권가의 전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본부장, 기업금융본부와 퇴직연금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정일문 사장은 1963년생(59세)으로 한국투자증권에 1988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사장 자리까지 올라 증권가의 전설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기업금융·퇴직연금 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코로나와 사모펀드 악재 속에서도 누적순익 '1조 클럽'에 입성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사장은 2019년 취임 당시 순이익을 두 배 키우겠다고 공언했고 이는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최근 무난히 연임에 성공한 정일문 사장은 디지털 혁신과 투자은행(IB) 부문 공세적 약진을 예고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일문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 △디지털 혁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화를 2022년 경영 슬로건으로 제안했다. 이어 리테일, 홀세일, IB·PF, 본사 관리 등 전 부문 시스템을 혁신하고 미래 변화에 대비한 로드맵과 솔루션을 마련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정일문 사장은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르게 변화 중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에 맞춰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와 모색이 필요하다"면서 "그 근간이 되는 창의력은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며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임직원들의 열정이 하나가 돼 창의력으로 발현될 때 조직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정일문 사장이 2022년 경영 화두로 '리스크 관리'를 택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정 사장 취임 후 1년이 지난 2020년 초유의 코로나 사태로 한국투자증권은 1,3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최초 분기적자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여기에 팝펀딩 등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사모펀드들이 연이어 환매중단되면서 피해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위기가 도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실적과 평판이 모두 바닥을 쳤던 시점"이라고 회고했다.

정일문 사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해 6월 한국투자증권은 판매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투자원금 100% 보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총 600억원에 달하는 10개 부실펀드 피해 보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 시기와 맞물려 동학개미 열풍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으로 실적이 급증하며 터닝포인트가 왔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2분기 2,958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한 후 3분기 2,589억원, 4분기 2,870억원, 지난해 상반기 5,8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입성의 토대를 마련했다. 

단순히 동학개미 열풍 '수혜'만이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면서 변화된 금융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정일문式 현장경영'

정일문 사장은 자타공인 증권가 'IB맨'으로 통한다.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 '한신증권'에 입사해 IB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05년 한투 출범 당시 IB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IB2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퇴직연금본부장,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31년 만에 한투증권의 수장에 올랐다.

정 사장은 평소 발로 뛰고, 고객을 찾아가는 진정성과 열정이 IB업계 종사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 직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신입사원에서 대표가 되기까지 영업현장을 찾아 이동한 거리만 300만km에 달한다"면서 "앞으로 400만km를 채워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정일문 사장은 부실 사모펀드 10개 상품에 대해 전격 100%보상을 공언했다. 사진은 온라인 기자회견 당시 정일문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유튜브 캡쳐
지난해 6월 정일문 사장은 부실 사모펀드 10개 상품에 대해 전격 100%보상을 공언했다. 사진은 온라인 기자회견 당시 정일문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유튜브 캡쳐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등 주식·채권 발행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이면에 정일문 사장 특유의 현장경영 철학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정일문 사장의 지휘 아래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SD바이오센서 △롯데렌탈 등에 대한 상장 주관과 인수를 맡았다. △현대자동차 △LG화학 △기아 등 거물급 ESG채권 발행도 주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증권사 최초 순이익·영업이익 동시 1조원 돌파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정일문 사장의 2019년 취임 일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취임 당시 금융권에서는 5,000억원 안팎에 머물던 한국투자증권의 연간 순이익을 두 배 키우겠다는 정일문 사장의 공언이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무난히 연임에 성공한 정일문 사장은 임기 4년차인 2022년 글로벌 IB부문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해외 IB(투자은행)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특히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 PF(프로젝트파이낸싱)그룹에는 PF전략부를 각각 신설하며 힘을 실어줬다. 

공세적인 디지털 혁신도 예고했다. 정일문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혁신은 우리가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를 갖추는 데 근간을 이룰 요소이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라면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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